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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634684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5-20
책 소개
목차
1. 귀항, 짧은 휴식 / 2. 꿈틀대는 어두운 그림자 / 3. 검은 사냥꾼 / 4. 안전항해를 위한 기도
5. 대양 위의 불청객 / 6. 단편명령 / 7. 약탈과 향연의 시간 / 8. 굶주린 포식자 / 9. 드러나는 음모
10. 변질되는 모든 것 / 11. 작전계획 / 12. 꿈과 희망의 땅/ 13. 끝없는 욕심 / 14. 덫, 그리고 알 수 없는 그림자
15. 쫓는 자와 쫓기는 자 / 16. 이겨놓고 싸운다 / 17. 신의 가호 / 18. 아덴 만 여명작전 / 19. 중독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장의 떨리는 목소리가 정보참모의 입을 통해 내게 그대로 전해지자 아무 일도 아니겠지 하며 애써 억눌렀던 내 생각은 다시 불길한 예감과 동물적 감각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분명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저 넓은 바다에서,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거대한 음모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호송전대의 안녕과 상선들의 안전호송을 지켜달라고 기도했다.
삼호 쥬얼리 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적피랍 취약선박 목록에도 없었다. 취약선박 목록은 원래 국토부에서 작성하여 우리에게 준 것이지만 우리 나름대로 해적들이 사다리를 걸고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상선들을 추가로 식별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해적행위를 하는 해적선의 취약성 때문에 속력이 빠르고 건현(배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때 수면에서 상갑판 위까지의 수직 거리)이 높은 선박들은 비교적 안전했다. 합참에서도 당황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청해부대의 본래 임무구역은 아덴 만이지만 그곳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이 아니더라도 바다 한가운데서 일어난 상선 피랍에 대한 심리적이고 도의적인 책임감을 배제할 수 없고, 이것이 실제상황이라면 군사적 행동을 통해서만 구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행동은 실행되기 전에 입을 통해서 먼저 여건을 조성한다. 나의 호기심은 입을 통해서 전달되었고, 이 짧은 대화를 통해 해적결사대의 행동대원이 되어 바다를 누비게 되리라고는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어찌 되었건 나의 손에도 AK 소총과 20발이 들어가는 탄창 네 개가 주어지고 오르바 형과 함께 두목격인 아부드팀의 신입 행동대원이 되었다.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바라만 볼 때에는 구체적인 꿈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꿈을 이룰 수 있는 실체를 손에 넣었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AK 소총은 어린 계집애들이 가지고 노는 마술봉처럼 내게 모든 것을 가져다줄 카드로 인식되었다. 그것을 손에 쥔 순간 나에게도 도요타 오토바이가, 좋은 집과 음식들, 가난으로부터의 탈출 등 구체적 계획이 세워졌다. 나에게도 대박의 꿈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