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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일반
· ISBN : 978898797757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11-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006
01 에벨(창 10:21 / ) / 013
02 레크 레카(창 12:1) / 027
03 바하르(시 33:12) / 041
04 플레로세이(빌 4:19) / 059
05 포보스(롬 3:18) / 069
06 카텔라벤(요 1:5) / 103
07 케첼(시 144:4) / 119
에필로그 / 136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 장민성, 나는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1904년 12월 2일, 주권을 잃은 나라 한 귀퉁이에서 가장 빈한하게 태어났던 사람, 그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1977년 2월, 겨우내 휘몰아친 혹한 중에 뇌출혈로 삶을 마감한 그였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었는지,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인지, 그는 내 심장에 서서히 온기를 가져다주었다.
그는 버겁고 망망한 고해(苦海)같은 인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 격랑을 헤쳐 나간 사람이었다.
일제 강점기이던 그 시절, 대다수의 젊은이들에게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은 돌파구 없는 꽉 막힌 벽이었다. 그는 주저앉을 수 없는 절박감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었다.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 그에게 일본은 일말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마지막 보루였던 것이다.
일본으로 건너 온지 6년이 되는 1928년 12월 16일, 그는 노방전도단의 전도를 받아 미까와지마 호리네스 교회로 인도되었다.
어머니와의 사별 이후, 혼란했던 시간이 과거로 넘어가고,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의지할 곳이 없었던 그에게 복음은 신혼의 아내와 함께 신앙생활에 열심을 다하게 했다.
일본에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조선의 한 청년이 가정을 이루었어도 여전히 방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었는데, 복음을 들은 것이다. 복음은 그를 붙잡았으며, 그로 하여금 점점 깊이 빠져들게 했다.
복음은 그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그가 67세일 때이다. 중부교회는 교인 전체의 찬성으로 교회통합이 결정되었다.
착잡해지는 심정은 가누기 어려웠다. 사명에 대한 중심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생계에 대한 염려가 목전에 닥쳤다. 막막한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 나이의 무게만큼 더해져서 엄습해 왔다. 그러나 정작 그의 고뇌는 교회의 틀어진 정체성에 관한 염려였다. 변질되는 믿음에 대한 우려가 무겁게 다가온 것이다.
‘5년 6개월 20일. 이 목회에서 정식 사표를 제출, 봉사하기 위한 교회이지, 봉사할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을 때는 떠나가라. 하나님의 아들답게 비굴하지 말자’라는 것이 그해 마지막 날의 메모였다.
장민성은 1972년 신년인사를 겸한 고별사를 교인들에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