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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89263760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백파의 소리없는 부서짐―구도의 고행길에서 만난 산하의 웅장함
낙엽은 뿌리로 다시 돌아간다―봉정암 가는 길에서 삶의 자세를 생각하다
문자나 언어에 의한 오염―잘못된 글은 인간의 가치를 오염시킬 수 있음을 실감하며
늙어도 마음은 청춘―동심의 원색 단풍을 가득 문 고목
고진감래의 진면목―가을이 남기고 간 아름다움과 넉넉함
스님의 등에 매달린 잿빛 바랑―삶의 좌표 같은 지광스님의 가르침
배웅과 마중의 힘―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인간관계의 묘약
대청봉 언덕에 걸린 늦깎이 봄―설악산 대청봉에서 경험한 계절의 별천지
구수한 누룽지 단풍길을 걷다―백담계곡을 걸으며 눈으로 맛본 가을의 뒷모습
달팽이 껍질 속의 업―겨울 바람에 번뇌마저 움츠린다
배은망덕의 자화상―만사형통의 기대감을 선사한 보름달과 해의 공존
백담계곡은 동안거 중―백옥가루 즈려밟고 옥빙교를 건너다
‘한중망’ 속 ‘망중한’―육신의 무게를 바랑처럼 짊어지다
연록의 새싹, 영겁의 윤회―새의 눈이 되어 산하를 바라보다
봉정암 길을 여는 사람들―봉정암 사무장 이용문 씨?12사단 9067부대 장병들 그리고 관리공단 사람들
아침을 깨우는 목탁소리―서로 칭찬하며 살라는 구암스님의 말씀
봉황도 춤추고, 부처님도 춤추고―오색찬란한 연등빛으로 천상의 세계가 된 봉정암 일대
지금은 ‘복구 중’―새롭게 보수되고 있는 봉정암 가는 길
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봉정암 구암스님의 필언 ‘무한불성’
부처님 마음, ‘선(禪)’―스님의 바지를 얻어 입고 봉정암을 하산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미 20센티미터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하며 한차례 폭설 사태를 치른 봉정암은 완연한 겨우이다. 온몸을 앙상하게 드러내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뭇가지들이 겨울을 말해주고, 마른버짐처럼 까칠하게 바윗돌에 피어난 바위이끼가 겨울 살같을 보여주지만 뭐니 뭐니 해도, 봉점암의 겨울은 바람을 막기 위해 방한복처럼 법당과 숙소마다 두툼하게 둘러친 겹겹의 투명비닐에서 실감난다.
느림보임에도 쉼 없는 걸음걸이로 잽싼 토끼와의 경주에서 승리해 '근기(根氣)'의 대명사로 불리는 거북이도 쉬어갈 만큼 힘들고 가파른 깔딱고개를 올라서면 한눈에 봉정암이 들어온다. 깔딱고개에 올라서 털썩 바윗덩이에 엉덩이 붙이고 주저앉으며 올라온 길을 뒤돌아본다. 뒤돌아보는 길에서 인생팔고(人生八苦)를 되뇌게 되고, 그 인생팔고를 뛰어넘은 뿌듯함이 성취감으로 찾아든다.
- 본문 85쪽, '달팽이 껍질 속의 업ㅡ겨울 바람에 번뇌마저 움츠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