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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 문학
· ISBN : 978897479562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09-07-15
책 소개
목차
열일곱 연꽃법단을 차리며…
"그냥 그 노장 그렇게 살다 갔다고 해라"
봉암사 다비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 8대 종정 봉암사 서암 큰스님
탁발승처럼 알관 상여 얻어 타고 극락 가셨네
성륜사 다비장 - 전남 곡성 성륜사 청화 큰스님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 우리 모두 꿈속의 사람
용주사 다비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 30대 총무원장 정대 큰스님
그림자 없는 곳에도 밝은 달은 항상 떠있다
통도사 다비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 9대 종정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월하 큰스님
참선, 참선, 참선, 생사의 경계에서도 참선
백양사 다비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 5대 종정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서옹 큰스님
“그림자의 그림자인데…”
직지사 다비장 - 경북 김천 직지사 조실 관응당 지안 큰스님
‘갈 곳 없는 곳을 가야하는 게 인생’
법주사 다비장 - 서울 우이동 보광사 조실 정일 대선사
석곽 연화대에 오르시더니 금정산인으로 귀토하시네
범어사 다비장 - 서울 강남 봉은사 조실 석주 큰스님
'What Am I?' '다비장 가는 길'이 '일상의 길'
수덕사 다비장 - 서울 수유리 화계사 조실 숭산 큰스님
한조각의 뼛조각조차 수중생물에게 보시하는 육바라밀의 진수 보여
내소사 다비장 - 전북 부안 내소사 혜산 큰스님
불꽃도 연화대도 없는 불심다비였지만 자비사리 수두룩
조계사 영결식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 31대 총무원장 법장 큰스님
연화대에 오르셨으니 천상세계도 불꽃 단청하시겠네
선암사 다비장 - 미술계의 거장, 단청기능 보유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 만봉 큰스님
스님께서는 개에게도 불성을 심으셨나 보다
미타사 다비장 - 충북 음성 미타사 비구니 명안 스님
불꽃 없는 연화대에서 피어오른 법향
문수암 다비장 - 경남 고성 문수암 정천 큰스님
미물인 산새들도 감목탁치며 단체 조문을 하더이다
보림사 다비장 - 전남 장흥 보림사 현광 큰스님
색즉시공, 공즉시색
원통사 다비장 - 전북 무주 덕유산 원통사 정공 큰스님
덕숭산 천진불이 천상의 천진불로…
수덕사 다비장 - 충남 예산 수덕사 덕숭총림 방장 원담 큰스님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화대를 설치하고 다비를 진행할 사람들이 오기에 ‘저 개가 어떤 개냐’고 물으니, 믿기지 않을 이야기를 한다. 상청을 지키고 있는 상주처럼 연화대를 지키고 있는 백구는 몇 년 전까지 미타사에서 키우다 다른 곳으로 보냈던 개라고 한다. 그 개가 명안 스님이 입적에 드신 지 3일 만에 어디에선가 홀연히 나타났다고 한다. 얼마나 먼 거리를 달려왔는지 온 몸이 흙투성이인 몰골이여서 일을 하던 분들이 대충 씻어준 상태라고 하였다.
사람들이 씻어준 이후 백구는 연화대 곁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 먹을 것을 줘도 먹지 않고, 물만 조금씩 마시며 연화대가 만들어지고 있던 이틀 동안 그렇게 지키고 있는 상태라고 하였다. 미물이라고 하는 개조차도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며 극락왕생을 빌고 싶었던 모양이다.
「스님께서는 개에게도 불성을 심으셨나 보다-미타사 다비장 명안 큰스님」 중 177쪽
좌탈입망과 항아리 속의 사리로 보인 서옹 큰스님의 이적이야 말로 차안의 세계를 떠나는 큰스님께서 오랜 참선과 구도의 수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이렇다는 것을 무지한 중생들에게 온몸으로 들려주고픈 최고의 법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나그네의 물음은 멈추지 않는다. 남들 다 그러하듯 큰스님께서도 주무시듯 편안히 누워서 원적에 드시지 왜 좌탈을 하셨는지를 말이다.
대답해 줄 사람도 없고, 들려준다 해도 그 현답을 쉽게 알아들을 수는 없다. 한평생을 참선만 하셨던 스님이기에 입적에 드시면서도 참선의 자세를 흩뜨리지 않으셨을 거라는 것만을 짐작할 뿐이다. 얄팍한 신심으로는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사리에 대한 물음은 멈추지도 않고 끊이지도 않을 것이다.
「참선, 참선, 참선, 생사의 경계에서도 참선- 백양사 다비장 서옹 큰스님」 중
스님은 분명 큰스님이셨지만 도도히 높기만 하거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런 도인만은 아니셨다. 신도들과 함께 앉아 기도하고, 신도들과 어울려 차담을 나누는 그런 분이셨다. 뜨거운 차를 마시다 아가들이 다가오면 후후 불어 식혀 아가들에게 먹여주고 다과를 건네주시던 그런 분이셨다.
신도들이 삼배를 올리려면 일배를 말씀하시고, 어렵지 않게 다가가 좋은 글 좀 써달라고 부탁드리면 기꺼이 써 주시던 분이다. 그러기에 스님의 글은 팔만사천 부처님 가르침만큼이나 어렵지 않게 볼 수도 있고 소유할 수도 있었을 거다.
어렵지 않고 높게만 보이지는 않던 살아생전의 석주 큰스님이 원적에 들어 석곽 연화대에 오르시니 정녕 저만치 높고 크게만 보이는 까닭은 석주 큰스님이야말로 승속을 어우르는 진정한 큰스님이셨기 때문일 거다.
「석곽연화대에 오르시더니 금정산인으로 귀토하시네-범어사 다비장 석주 큰스님」 중 1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