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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88990985910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 흘러가는 물은 돌아오지 못하고
간옹 이익과 김만일의 딸
권력의 칼자루에 맞서 정의를 묻다
조선 최고의 지성과 제주 명문가의 결합
제주의 대학자 김진용·고홍진 배출
인척관계로 명문가를 이끈 여인
남편의 학풍과 기개를 후손에게 잇다
왕족 이건 형제와 제주 여인들
역모 사건에 휘말린 조선의 왕자
한이로다, 저 세상에도 앎이 있다니!
출륙금지령으로 발 묶인 제주 여인과 자식들
여론 들끓은 조선왕실 패행 사건 전말
시서화 삼절이 남긴 『제주풍토기』
김춘택과 석례
삼대에 걸쳐 유배형을 대물림하다
이 몸의 집안은 다른 집안과 달라
장다리는 한 철이요, 미나리는 사철이라
머리에 죽잠을 꽂은 명창 석례
시대의 틀을 깨고 기녀에게 지기라 불러
입에서 나오는 것마다 시, 걸음걸이도 문장
제주여, 나를 기억해다오
조정철과 홍윤애
절망의 나락에서 꽃핀 드라마틱한 사랑
영양실조로 치아가 빠지는 처절한 귀양살이
연인을 위해 죽음을 택하다
혹독한 고문의 참상, 정조를 노하게 하다
수의에 대한 전설이 생겨나다
제주목사가 되어 돌아오다
연인의 무덤에 통곡하며 바치는 추모시
박영효와 과수원댁
혁명을 꿈꾼 철종 임금의 부마
시대의 지성, 망명과 유배의 나날들
비밀에 싸인 독짓골 과수원댁
제주에 개화의 씨앗을 뿌리다
여인을 위해 양자를 들여주다
김윤식과 의주녀
변방에서 유배인의 우두머리가 되다
날마다 일기를 쓰는 까닭은?
편지와 신문을 애타게 기다리며
귤림시회, 기망에 모여 시를 읊다
유배인가, 유람인가?
난리를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들
일본의 제주 어장 침탈 사건
민란에 앞장 선 제주 여인들
<대일본장서>로 일본을 경악케 하다
김진구와 오진
원악도로 내쳐진 왕비의 오라버니
‘삼한갑족 예문종가’의 교육 비법
제주의 인재들에게 정성을 쏟다
제주에서 아들을 얻다
너무 유순하고 착한 것이 단점이라
김정희와 예안 이씨
추사의 또 하나의 명작
차라리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겨울 바다를 건너온 초의의 우정
산방굴암에서 명복을 비노니
불구덩이에서 연꽃을 피우듯 반야심경을 쓰다
가자, 가자, 우리 함께 저 높은 곳으로
책속에서
유배가 풀리면 현지에서 만난 여인과 자식까지 버린 상당수 유배인과 달리 그는 아들을 당당히 호적에 올렸다. 그가 제주에서 부인을 맞고 자식을 얻은 것은 사대부들 사이에서 공인된 사항이었다. 이후 김진구와 김춘택 등 제주에 유배 온 지식인들은 그의 후손과 제자들을 찾았으며 그들과 기꺼이 사제지간을 맺어 이익이 형성한 학맥을 이어갔다.
이익은 유배가 풀려서 고향으로 돌아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지만, 제주에 남아 있던 그의 후손과 제자들이 사제지간과 사돈지간으로 복잡하게 얽히게 된 관계의 중심에는 이익의 제주 부인인 경주 김씨가 있었다. 또한 이러한 관계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에다 혼인으로 맺어진 양가의 결속력을 더해 그들이 제주의 명문가로 발돋움하는 원천이 됐다.
김춘택은 석례를 가리켜 ‘지기知己’라 하고 있다. (……) 비록 유배객 신분이었지만 김춘택은 권세를 누리는 가문의 수장이요, 지식인으로서의 존재감과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한갓 변방의 늙은 기녀를 가리켜 “이리하여 나는 오히려 지기를 만날 수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녀의 소리가 얼마나 탁월했기에 이런 감탄 어린 고백을 하게 했을까. 조선의 사대부로 하여금 여자와 남자, 귀인貴人과 천인賤人이라는 시대가 만들어놓은 틀을 깨게 하고, 오직 노래 하나만으로 마음이 통하게 한 그런 친구, 노래로써 당대 최고의 문사로부터 ‘지기’의 위상을 부여받은 이 제주 여인의 모습은 〈별사미인곡〉 가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