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 나루, 강나루

시내야, 힘내!
나루의 동생
피난민
어머니, 가지 마세요
돌아온 어머니
어머니의 비밀
남겨진 사람들
새어머니
어머니에게 가는 길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건 이 나라였다. 오랑캐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했던 이 나라였다. 아니, 아버지였다. 목숨을 걸고라도 어머니를 구해야 했다. 아니, 구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했다. 차라리 어머니가 아버지를 원망해야 옳았다. 그 모든 일들을 아버지는 잊었단 말인가.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다시 어머니가 돌아온다면 나루는 그 때처럼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이 늦었다.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나루의 볼을 적시고 베갯잇을 적셨다.

눈물은 그치지 않았고 울음소리마저 나왔다. 누가 듣기라도 할까봐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꼭 깨문 입술 사이로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떠나기 전 어머니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네가 어미에 대한 일을 알 때까지 만이라도 네 얼굴을 보며 너와 함께 지내고 싶었던 것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