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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1535312
· 쪽수 : 223쪽
책 소개
목차
- 서문 / 나의 시와 지형학
- 서시 / 새벽
제1장 오구굿
1. 자서전
2. 당신의 즐거운 디저트
3. 우리나라의 숲과 새들
4. 남도의 밤 식탁
5. 홍탁
6. 밤젓
7. 무젓
8. 삼대 숯불구이
9. 전어회
10. 서산 갯마을
11. 접시꽃
12. 빈집 1
13. 빈집 2
제2장 기러기 집
1. 기러기 집
2. 꿈꾸는 섬
3. 도라지꽃
4. 석남꽃 꺾어
5. 숨비기꽃 사랑
6. 우리나라 풀 이름 외기
7. 겨울 청량산
8. 조팝나무 가지 위의 흰 꽃들
9. 여승
10. 달
11. 개불알꽃
12. 구룡못 연꽃밭
제3장 땡볕
1. 돌머리 물빛
2. 땡볕
3. 며느리밥풀꽃
4. 얼간재비
5. 수련
6. 개양할미
7. 대숲 바람소리
8. 눈 내리는 대숲 가에서
9. 섬들도 때로는 한 목소리 내어 어머니를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10. 추억에서
11. 바람 타는 나무
12. 목련화한
13. 덧정
제4장 그늘
1. 그늘
2. 큰사랑 옆
3. 아도
4. 호남 검무
5. 섬진강에서
6. 토종범
7. 아그라 마을에 가서
8. 남원운문
9. 칠불암에서 띄운 편지
10. 쾌등
11. 죽부인
12. 솔바람 태교
13. 궁발거사
제5장 백련사 동백꽃
1. 비로봉 오르는 길에서
2. 백련사 동백꽃 1
3. 가을볕
4. 춘향이 생각
5. 자수
6. 부석사 가는 길
7. 연비
8. 애일당시
9. 곰취
10. 우리들의 사랑노래
11. 꼬부랑 할미 옛이야기
12. 적분
13. 줄포마을 사람들
14. 달노래
- 해설 / 토속적 세계관과 생명 존중의 시 : 오세영
저자소개
책속에서
땡볕
삼한 적 하늘이었는가 고려 적 하늘이었는가
하여튼, 그 자즈러지는 하늘 밑에서
'확 콩꽃이 일어야 풍년이라든디,
원체 가물어놔서 올해도 콩꽃 일기는
다 글렀능갑다'
두런두런거리며 밭을 매는 두 아낙
늙은 아낙은 시어머니, 시집온 아낙은 새댁,
그 새를 못 참아 엉금엉금 기어나가는 것은
샛푸른 샛푸른 새댁,
내친김에 밭둑 너머 그 짓도 한 번
'어무니, 나 거기 콩잎 몇 장만
따 줄라요?'
(오실할 년, 콩꽃은 안 일어 죽겠는디 콩잎은 무슨
콩잎?)
옛다, 받아라 밑씻개 콩잎
멋모르고 닦다보니 항문에서 불가시가 이는데
호박잎같이 까끌까끌한 게 영 아니라
'이거이 무슨 밑씻개?'
맞받아치는 앙칼진 목소리,
'며느리밑씻개'
어찌나 우습던지요
그 바람에 까무러친 민들레 홀씨
하늘 가득 자욱하니 흩어져 날았어요
깔깔거리며 날았어요
대명천지, 그 웃음소리 또 멋도 모르고
덩달아 콩꽃은 확 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