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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1992863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09-09-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012
챕터1 - 날아라 훨훨
episode #01 갠지스에서 때밀이를 - 014 / episode #02 인도에서 가장 힘든 일은 - 020 / episode #03 파리를 쫓는 소년에게 - 026 / episode #04 그녀의 인형놀이 - 034 / episode #05 이렇게 환영합니다 - 042 / To. Indian - 044 / episode #06 사탕도 괜찮습니까 - 048 / episode #07 당신의 black은 샤방샤방 - 054 / episode #08 점점 흐려집니까 - 060 / episode #09 자꾸 주면 자꾸 와 - 064 / 곧 일어나겠습니다 - 070 / episode #10 일회용이 딱 좋아 - 072 / episode #11 USE ME - 078 / episode #12 왜 묶고 있나요 - 088 / episode #13 밧줄라이터 - 094 / episode #14 사실은 나의 배였다 - 098 / episode #15 미안하지만 만년필이었다 - 104 / episode #16 날아라, 훨훨 - 108
챕터2 - 왜 남의 영혼을 훔쳐보고 그래
episode #17 먹을 게 있는 사람 - 118 / episode #18 그가 말하기를 - 126 / episode #19 들끓어라! BED BUG!! - 132 / episode #20 문을 열면 당신이 있습니까 - 140 / episode #21 있을까 - 146 / 왜 남의 영혼을 훔쳐보고 그래 - 150 / episode #22 그녀는 모릅니다 - 152 / episode #23 풀 한번 풀스럽네 - 155 / episode #24 네가 고마워하지 않는단 걸 들키지 말라 - 160 / episode #25 내 이름이 없어서 깜짝이야 - 166 / episode #26 우리 조금만 덜 반가워할까요 - 172 / episode #27 요, 요, 여우 같은 기지배들 - 178 / 천사들의 교복 - 184 / episode #28 오줌이 안 나와 - 186 / episode #29 장보고가 움직인다 - 190 / episode #30 코리엔더는 도저히 - 198 / 2,500원짜리 싸구려 방의 정체 - 202
챕터3 - 어떻게 늙어야 합니까
episode #31 오이 함께 해요 - 206 / episode #32 J’AIME LE FRANCAIS 나는 프랑스어를 좋아합니다 - 210 / episode #33 드디어 패셔너블 하정아 - 216 / episode #34 세종의 딸, 섹스 어필에 성공하다 - 220 / 한글이 반가워 - 224 / episode #35 내가 만든 라디오야 - 226 / episode #36 파파야의 덫 - 232 / episode #37 내 결혼식엔 몇 명이나 올까 - 236 / episode #38 물이 빠져도 그대로야 - 242 / episode #39 체험! 극과 극 - 248 / 남이 가난한 건 예술이야 - 254 / episode #40 After Burning - 256 / episode #41 그러니까 왜 죽냐 - 261 / episode #42 네 - 268 / 내 동생입니다 - 272 / episode #43 방수 시계가 확실하군요 - 276 / episode #44 기둘려, 딱 보여줄게 - 280
챕터4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
episode #45 발이 똑같아 - 288 / episode #46 손잡은 남자들 - 294 / 네팔의 F4 - 298 / episode #47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손 - 300 / episode #48 다음 버스를 타면 안될까요 - 306 / 좋아하는 마음 - 313 / episode #49 재미가 없는 이유 - 314 / episode #50 정전의 즐거움 - 322 / episode #51 더 대단한 사람 - 326 / episode #52 자존심을 잃어버린 백설기 - 332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 - 338 / episode #53 누군가는 하고 있다 - 340 / episode #54 몹시 새우초밥스러운 그에게 - 344 / episode #55 빨강 이빨 - 350 / episode #56 소똥 할아버지만 같아라 - 354 / episode #57 생활의 달인! - 계란까기편 - 358 / episode #58 막 - 364 / 넌 날 이길 수 없어 - 372
챕터5 -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들
episode #59 집단 행위예술 - 378 / episode #60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들 - 381 / episode #61 부르는 대로 쓰면 좋겠다 - 384 / episode #62 술 한잔을 위한 블루 - 390 / episode #63 염소와 염소를 잡는 사람들 - 394 / episode #64 짜이 먹는 사람들 - 400 / episode #65 새의 자리 - 404 / 날개를 펴는 순간 - 408
에필로그 - 412
Thanks to - 41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쯧쯧. 목욕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저게 뭐야 저게.’하며 무심히 채널을 옮기려다가, 얼핏 저 수많은 목욕하는 인도인 속에 이태리 타올 하나 손에 끼고서 때를 밀고 있는 내가 보였다.
세상에!!!! 나는 그 생각을 하자마자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서는 것이, 온몸에 소름이 쫙쫙 돋았다.
저 북새통 속에 섞여 약간은 얼빠진 채 때를 미는 나를 잠깐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은 어찌나 사람 숨을 멎게 하는지.
그곳은 말이다, 그래서 궁금했던 것이다.
도대체 그런 말도 안 되는 곳에 가 있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
인도나 인도인이 아니라, 저곳에 있을 ‘내’가 궁금해서 갑자기 막 뇌가 두근두근거린다.
다큐 프로그램이 끝나고 슬그머니 욕실로 가보았다.
쓰다가 겹쳐놓은 초록색 이태리 타올 몇 개가 선반 위에서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손에 끼고 거울을 본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인도로 간다면 나는 갠지스 강에서 최초로 때밀이를 한 한국인이 되지 않을까? 그렇담 그건 진정 에베레스트 꼭대기에 태극기를 꽂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그래, 해야 해.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난 이걸 하기 위해 태어난 거라구!!’
잠깐의 호기심이 사명감으로 발전하자 이제 더 이상 생각할 것이 없었다.
얼른 다시 이태리 타올을 제자리에 올려놓은 후, 나는 조용히 내 방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가장 싼 인도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렇게 나는 시작한 것이다. - '갠지스에서 때밀이를' 중에서
상태’가 되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어. 언젠가는 ‘그날’이 오겠지 하며 참았어.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잘 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잘 사는 거야.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지금 행복하는 거야.
숙소도 싸고, 먹을 것도 싸고, 교통비도 싼, 그 싸다는 인도에 와서 나는 가장 비싼 것을 알아간다.
가장 비싼 것.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그것. - 'After Burning' 중에서
떨어진 돈을 줍듯 소똥을 모으는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했더랬다.
1. 저 소똥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저렇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남에게 유익하고 꼭 필요한 존재. 그리하여 누군가 저토록 애정 어리고 절실한 손길로 나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말이다. 사실은 자신이 없다. 저 소똥만큼이라도 세상에 유용한 존재가 되고 싶은데.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소똥만도 못한 년’으로 민폐만 끼치다 살다 가게 되는 건 아닐는지.
2. 저 할아버지는 목표가 확실하다.
오늘 내가 무엇을 얼마만큼 찾아야겠다는 결의와 열정이 가득하다. 소똥이 발견될 때마다 자석 N극이 S극에 갖다 붙듯 온몸이 소똥으로 엎어지듯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재빠른 손놀림. 이 동네 똥은 내가 다 접수하겠다는 듯 미친 듯이 주워담는 정열의 몸 사위. 멋지다. 진짜 멋지다.
할아버지가 소똥을 찾는 것처럼, 나에게도 저토록 잡아먹을 듯이 찾고 싶은 게 과연 있을까. 저 할아버지의 손끝에서 떨어지는 뜨거움이 부럽다.
이 두 가지 생각을 계속 하다 보니까,
‘그래! 최소한 소똥만큼만 살고! 소똥 할아버지처럼만 열심히 하자!’
는 의욕이 샘솟는다. 이제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당당히 대답하리라.
“소똥 할아버지처럼 살다가 소똥처럼 죽고 싶다.”고. - '소똥 할아버지만 같아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