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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 데이비드 (지은이), 전혜영 (옮긴이)
개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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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리아의 로또 당첨기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2844819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2-08-30

책 소개

우연히 복권에 당첨되어 삶의 큰 변화를 겪게 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경쾌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단순히 복권에 당첨된 행운아가 겪는 해프닝을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만족까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묻고 있다.

저자소개

케렌 데이비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영국 하트퍼드셔의 작은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케렌 데이비드에게는 인생의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책을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런던에서 사는 것이다. 몇십 년이 흘러 작가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열여덟 살 때부터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그 후, 리포터, 뉴스 편집자, 특별 기사 편집자와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신문과 잡지를 만들었다. 현재 런던에서 남편과 두 자녀 그리고 언제나 식욕이 왕성한 기니피그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첫 소설 《내가 조였을 때》로 카네기 상을 받았으며 그 뒤로 스릴러 시리즈 《대부분의 진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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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렌 II 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어 회화, 프랑스어권 문화, 프랑스 근대 문학을 강의하며,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라져가는 세계 부족 문화』, 『흙과 밀짚으로 지은 집』, 『선과 악』, 『세계분쟁 지도』, 『우상의 추락』, 『감정읽기』, 『홍당무』, 『의약에서 독약으로』, 『같은 성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레미제라블』, 『트리스탄과 이졸데』, 『80일간의 세계 일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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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실제로 복권에 당첨된 여성의 90퍼센트가 복권을 상금과 교환하기 전까지 브래지어 속에 보관한다고 한다.
복권은 여전히 땀에 젖은 손에 들려 있었다. 누가 내 복권을 훔쳐 가면 어쩌지? 아니면 실수로 잃어버리면 어떡해? 나는 가장 안전한 곳에 복권을 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숨기기로 정했다. 오늘 입은 브래지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속옷으로 바겐세일 때 산 것이다. 핑크색 리본 장식이 달린 새틴으로 된 청록색 브래지어인데 가슴을 위로 최대한 받쳐 주는 기능성 속옷이다. 복권이 피부에 직접 닿자 까칠까칠한 촉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는 언덕 아래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갔다가 잠시지만 쉴 곳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럴 때 내 옆에 있어 줄 행운의 친구는 누구일까? 나는 잭과 샤지아라면 나를 보러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잭은 친구들과 밤에 외출한다고 했다. 남은 사람은 샤지아다. 금요일은 이슬람 사원에 가는 날이긴 하지만 날 보기 위해서라면 고모들을 설득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샤지아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어디까지 얘기해야 할지 몰라 애를 먹었다. 결국 나는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 지금 볼 수 있어? 복권에 당첨된 것 같아.’
답장이 바로 왔다.
‘100파운드보다 더 많이? 그럼 네가 사고 싶은 재킷 살 수 있는 거야? 지금은 못 나가. 친척들이 오셔서 저녁 먹고 있어. 내일 만날래?’
만약 내가 샤지아였다면 단짝 친구가 복권에 당첨된 것 같다는 문자에 다른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일 아이콘과 감탄사를 연발하며 문장 마지막에 느낌표를 수도 없이 달았을 것이다. 그런데 샤지아는 아니었다. 샤지아는 소녀티가 나는 여성스러움을 철저하게 경멸한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샤지아를 유독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샤지아는 보통 여자애들과 다르다.


돈은 모든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여러분이 그 과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뿐이다.
“리아, 너도 래프 알지? 네 생각은 어떠냐? 나타샤가 그 친구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니?”
아빠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한 번도 없는데요.”
“뭐 짐작 가는 부분은 더 없습니까?”
경찰관의 추궁이 이어졌다.
“요즘 나타샤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여러분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혹시 있는지요? 큰 따님이 최근에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 일로 새로운 문제가 생겼나요?”
그 얘기에 엄마의 두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누군가가 내 딸을 유괴했나 봐요. 인질로 잡아서 돈을 요구할 거예요. 리아, 그쪽이 원하는 만큼 다 주어도 괜찮지? 그렇지? 불쌍한 나타샤……. 유괴범들이 나타샤를 다치게 하면 어떡해? 불구로 만들어 버리면 어쩌지?”
나는 재빨리 뛰어가 엄마를 안아 주었다. 엄마가 더 이상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타샤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제가 뭐든 다 값을 치를 거예요. 정말이에요, 엄마. 그러니 진정하세요. 다 잘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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