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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3143560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7-04-03
책 소개
책속에서
꾀병을 부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이불 속에서 연방 몸을 뒤척거렸다.
“쇼, 그만 일어나고 싶지? 꾀, 병, 이니까.”
할머니가 빙글 몸을 돌리며 씨익 웃었다.
“에엣!”
나는 용수철처럼 이불을 박차고 할머니한테로 발발발 기어갔다. 그 순간 봇물이 터지듯 말이 터져 나왔다.
“미야타랑 하세베 녀석이 누나야더러 앵무새래요.”
시마모토 문구점에서 있었던 일을 시작으로 지금껏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목이 메여 꺽꺽거리면서도 할머니한테 털어놓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꼴사나울 정도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하고 생각하면서.
_<종이비행기> 중에서
오리! 매!
누나야까지 끌어들여!
나는 그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똑바로 앉아 목을 뒤로 홱 젖혔다.
“알았어요, 알았어. 그러니 오늘은 이만 잡시다.”
“당신도, 쇼도, 아즈사도, 어머님도 최악이야, 최악!”
갑자기 옆방이 조용해졌다.
“어우!”
최악이라는 말을 들은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비뚤어져 버릴 테다!
_<반항심과 분노> 중에서
“쇼, 쇼!”
아빠 목소리에 잠이 깼다. 아빠는 내 베갯머리에서 처량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엄마가 사라졌다.”
몇 초만에 예삿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넷? 가출한 거예요”
“아마도.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고.”
“나, 선수를 빼앗겼어요.”
“그러냐? 아빠도 그렇단다.”
나는 잠이 모자라 빨개진 눈으로 엄마 아빠가 잠을 자는 방이자, 식구들이 밥을 먹는 방이자, 텔레비전이 놓여 있는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빠와 나는 방 한구석으로 치워 놓은 고타쓰에 스위치를 넣고 잠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얼빠진 대화를 진지하게 주고받았다. 그리고 아빠도 나도 현실 도피형 인간치고는 행동력이 빵점이라 가출은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다는 사실만 서로 확인했다.
_<임시 휴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