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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20543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3-09-26
책 소개
목차
수필집을 펴내며
내 지난 삶이 물이라면
1부
아버지의 기구한 일생
큰누나
짝귀
노루 발목
소의 눈물
2부
수구레
소리쟁이
기억의 눈물
6·25 남침과 나의 전쟁
납작보리쌀과 차가운 발걸음 소리
반창고의 활약
굶주림이 부른 죽음
겨울 이삭
할로 슛 샤인
달빛 따라간 사병
가짜 누나
작은누나의 눈물
무동이
작별의 편지
3부
짝퉁 지포 라이터
교수형
짝퉁 왕초
빨갱이
다로마치
죽음의 길목
지뢰밭 산새
친구가 남긴 글
4부
옥이의 새드 무비
나왔다 원자탄
사막 거북이
조가비
화석
밀물처럼 넘쳐난 사장님, 오빠
홀가분한 생활
5부
어머니의 옹기
봄눈 같은 인생
다시 핀 영산홍
숨은 잎 하나
황야의 총잡이가 된 여인들
손녀와 사랑초
다섯 번 당한 곤욕
늙은 당나귀
남산길
청령포
눈썹달이 된 아내
아래층 여인
왔다 갔다 볼
약육강식
홍도
빈 까치집
저자소개
책속에서
명색이 책임자여서 숙소는 혼자 썼다. 그렇다 보니 속내를 드러내 놓고 말을 주고받을 사람이 없었다. 대화의 상대는 말 못하는 화석뿐이었다. 녀석을 집어 들고 말을 붙이곤 했다.
“너는 이렇게 고독한 밤에는 어떻게 마음을 달랬느냐? 새 한 마리 찾아와 주지 않는 밤하늘에는 눈물에 젖은 별밖에 다른 무엇이 있었겠니.”
-'화석' 중에서
그는 고이 잠든 아파트단지 안을 술에 젖어 걸으면서 자신의 그림자들과 희희낙락하거나 그래도 허무하면 슬픈 춤을 추었다. 집 안에 들어가선 눈썹달같이 쪼그리고 잠들어 있는 병든 아내의 모습에 가슴 뜨거운 반성도 했다.
집 안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그림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내 등 뒤에 몸을 숨겼다. 식탁 위에 놓인 반찬이 담긴 그릇들은 뚜껑이 덮여 있고, 우리 부부가 기억을 기록해 두는 칠판에 ‘밥은 보온밥통에’라는 글자가 마구 휘갈겨 쓰여 있었다. 거실 바닥 매트 위에는 아내가 혼자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은 그믐달 같았다. 오랫동안 앓아온 심장병으로 반듯하게 눕지 못하는 아내, 다시는 보름달이 될 수 없는 안타까운 눈썹달이었다.
-'눈썹달이 된 아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