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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481525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0-03-30
책 소개
목차
1부
꽃뫼 이야기
작용,이라는 말의 어원
음소거 같은 한낮이 오고
숲을 명명한다
그 숲에는 오래된 산책로가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 경계에 가고 싶다
뮤지컬
따뜻이 깁스하고 싶었을,
북풍을 만나러 간 바이킹소년에게
구전口傳의 하나다
오드 아이
시인들
사막에서 마주치다
호두
고요한 밤
살수대첩
심야방송 시그널 뮤직이 흘러나올 때
1986, 여름, 캐논
기억, 그믐의 뒤쪽에 버리고 온 것
2부
인디언 썸머
먼 설국
낙엽을 태우다가
나쁜 일기
그때 안 보이는 문이 열리면
Cry baby
레코드, 어떤 진술
여우가 나타났다
라스 벤타스의 추억
탱고
철쭉타령
버스를 보내는 습관
골목길 블루스
고양이는 네일아트 중
드림 카카오
은유는 긴 꼬리를 갖고 있다
3부
폭설
봄날
로드무비
볼거리 같은,
쥐가 한 마리
수족관은 클수록 슬프다
뉴스를 말씀, 해 주세요
한 권의 책
설탕 레시피
못
빵이라든가 뻥이라든가 하는, 어찌할 수 없는 군것질
침팬지를 위하여
방패연, 전시장에서
동화
자석
화단에, 들어가세요
고원을 가다
즐거움을 위하여
적도와 가깝다
튤립, 무늬, 벽지
해설/정준영-의미의 분절체들을 접합하는 음성(音聲)적 발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뮤지컬
레코드는 멈춘 기억이 없다
곰곰 제 반경을 재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
노래는 오다가 넘어져 어딘가에서 잠시 쉬고 있다
넘어졌다면, 어떤 음에서는 조금 더 머물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뭐니, 귀를 가져다 대는데
내 바늘을 꺼내 줘
잠시 소음 안에 갇혔단다
어떤 음 근처를 돌고 있는지 가까이 보면 자세한 악보가 보일 텐데
얼핏 같은 곳을 돌고 있는 것 같겠지만 그럴 때
선이 불분명해도 괜찮다고 해 줘
어디서 금을 밟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조금은
괜찮아 부디 가끔 한 번씩 꺼내 햇빛에 비춰 보기를
그때 찡그리지 말고, 미소는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잊지 말기를
낮은 톤으로 내게 와서 속삭여 줘, 속삭임처럼 큰 웅변을 본 일이 없단다
새가 모든 틈을 지나서 날아가는 그 잠깐의 소리들을
당신과 나의 오해라고 부르자, 눈치 챘겠지만
나는 지금 속삭이는 거야
스,타,카,토
음표들 가벼이 공중으로 들리우는 소리
내 귀는 이제 대략은 노래로 들려와
분명한 순간이 아니면 바람조차도 충분치 않다고 여기게 되는
모든 노래들이 빗나가거나 허공으로 가진 않는다는 건
다행이야, 허공으로 가는 것 중엔 향기와 닮은 게 제법 있어서
잡아 둘 수 있다고 믿는 건 그래서 쓸쓸한 일이 될 것이나
당신이 허공이 되는 순간에는 허공에게 갈 수 있을 거야
그럼 거기서 만나
내가 다다를 시간이 되면 말 해 줄게
언젠가 나는 당신 귀에 가까이 속삭일 테니
그때도 알아 볼 수 없다면 우린 어긋난 거지만
그러나 어긋나서 따로 소리치는 것들을 우리는 화음이라고 부른단다
그러니 슬퍼하진 마, 노래는
알고 있겠지만
종종 슬픔까지를 말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