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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96224242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책속에서
마르가레테 마리아 자크마이어는 그레트헨이라고 불리는 열네 살 소녀이다. 다뉴브강의 자갈돌처럼 회색빛이 도는 눈동자와 부드럽고 축 늘어진 스페니엘종의 털 같은 갈색 머리에다 아주 작은 코를 갖고 있었다. 키는 1미터 60센티인데 몸무게가 64킬로하고도 300그램이 더 나갔다. 그레트헨이 뚱뚱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참으로 힘들겠다. 뚱뚱하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이 늘 그렇듯이 꽤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체육수업시간에 44사이즈의 체육복을 입는 대고치처럼 깡마른 말라깽이 이블린과 싸운 뒤에는 철사처럼 마른 자비네 사이에서 그레트헨은 무지무지 기름져보였다. 마치 거위기름 버터로 가득 찬 호박보다 더 기름져 보였다. 하지만 그레트헨은 엄마와 아빠 꼬마 한스와 메디가 함께 사는 집에서는 스스로 아주 가냘프다고 느꼈다. 온 몸으로 잘 배분되어 있는 체중은 아빠의 배, 엄마의 엉덩이, 꼬마 한스의 살찐 가슴 그리고 메디의 햄스터처럼 부푼 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츠베틀에 사는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레트헨은 말랐으며, 전쟁 뒤 아주 굶주린 아이와 같이 마른 모습에서 이제야 겨우 제대로 영양을 취한 듯 하다고 말하곤 했다.
자크마이어 가족이라고 말하지 않고, ‘자크마이어들’ 혹은 ‘뚱땡이 자루들’이라고 불렀다. 이웃집 아들인 코니가 생각해낸 표현이다. 코니는 무척 말랐는데, 뚱뚱한 사람들을 가장 재미있는 농담보다 더 우스꽝스럽게 생각했다.
코니는 매주 일요일, 9시에 일어나서 공원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에 서 있었다. 뚱땡이 자루들이 9시면 츠베틀의 할머니에게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스와 메디, 그레트헨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레트헨이 대문 밖으로 나서면, 코니는 큰 소로 외쳤다.
“빨리, 서둘러 아니면 차 놓치고 말 거예요 뚱땡이 자루들아!”
그러고는 코니는 자신의 부모를 창가로 손짓하여 부른다. 그 부모들도 바로 창가로 와서, 세 식구가 킬킬거리며 쳐다본다. 그레트헨, 한스 그리고 메디가 작은 미니 자동차에 승차하는 모습을, 그리고 그레트헨의 엄마와 아빠가 차 앞 편에 몸을 넣어 자리를 잡자, 자동차 앞이 점점 더 아래로 주저앉는 모습을 말이다. 그러고는 세 사람은 웃음을 참느라 키득거리며 말했다. 그 작은 미니자동차는 기적의 자동차인 것이, 차의 내부 공간이 겉보다 두 배 더 클 것이라고 말이다.
“저 뚱땡이 부인이 저 작은 미니 자동차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내기할까?”
코니의 아빠는 매번 큰 소리로 말했다.
“안으로 들어갔어! 이미 안으로 들어갔어! 엉덩이가 더 커진 것 같은데!”
곧이어 코니의 엄마도 맞장구를 쳤다. 세 사람은 그 작은 미니 자동차가 집대문 밖으로 빠져나갈 때면 몹시 섭섭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