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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6317623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2-08-10
책 소개
목차
1 다시 살아난 기억
2 나는 누구인가?
3 카프카의 굴에서
4 유혹
5 절망
6 나는 가을나무
7 용정과 서호
8 입으로는 인정하나 마음은 부정하다
9 근심
10 나는 실업자
11 아버지의 죽음
12 나는 고능이 아니다
13 고영웅
14 나는 영웅이다
15 아버지의 비밀
16 선택
책속에서
‘새벽에 다시 그의 꿈을 꾸었다. 나의 난릉왕.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남자가 화려한 궁전을 나섰다. 출가를 앞둔 여자처럼 보였다. 자태가 고와 매혹적이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늠름했다. 그런데 그는 무거운 완전군장 차림이었다. 그가 입고 있는 갑옷은 유명한 명광개로 가슴을 보호하는 철갑 두 개는 거울처럼 사람의 얼굴을 비출 수 있었다. 멀리서 보면 여인네의 젖가슴과 비슷했다. 그가 쓴 투구도 사람들의 넋을 잃게 만들었다. 그는 변방의 준마를 타고 수십 근에 달하는 무쇠창을 들고 고삐를 단단히 한 채 전장으로 달려 나갔다. 여자처럼 연약해 보이는 미남자가 창을 들고 말에 올라 흉포한 적군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사람들은 적잖이 놀랐다. 그의 말 타는 솜씨는 출중하여 빠르게 무리의 선두에 섰고 적장과 용감하게 맞서 싸웠다. 적의 장수는 빛나는 갑옷을 입은 사람이 연약해 보이는 아름다운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경멸하며 크게 웃었다. 난릉왕도 마찬가지로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는 가면을 꺼내 얼굴에 썼다. 지옥의 악귀보다 더 흉측한 가면은 마치 무당의 가장 악독한 저주에 걸린 것 같아서 사람들은 놀라 혼비백산했다. 가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난릉왕 자신이었다. 난릉왕은 아무 거리낌 없이 창을 들어 단독으로 말을 몰아 적진에 뛰어들었다. 창을 한번 휘둘러 적장의 심장을 꿰뚫었고 칼을 뽑아 머리를 베었다. 난릉왕을 비웃었던 적장들은 차례로 목이 잘려나갔다. 수십만에 이르는 적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북제는 대승을 거두었다. 난릉왕은 거침없이 적을 섬멸하여 온몸이 뜨거운 피로 물들었다. 그가 탄 말의 목에는 수급이 여러 개 걸려있었다. 모두 공포로 눈을 뜬 상태였다. 그랬다. 그는 피에 굶주린 살인마로 변했다. 아니, 그는 기계였다. 살인기계, 살인기계…….’
“남의사(藍衣社)는 1930년대 국민당의 열혈청년들이 세웠으나 나중에는 나치의 친위대 같은 무시무시한 파시스트조직으로 전락하여 역사에 오명을 남겼다. 1929년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황포(黃?) 4기 학생인 등걸(騰杰)은 비밀리에 애국 청년을 모아 ‘민족부흥’이란 취지로 철혈조직을 세웠다. 1932년 3월 1일 설립된 남의사의 정식명칭은 ‘삼민주의역행사(三民主義力行社)’였다. 장개석(蔣介石)이 친히 사장을 맡아 독일과 이탈리아운동이나 일본의 무사도정신을 본받길 바랐다.
남의사는 설립초기 ‘살아서 들어오고 죽어서 나간다’라는 엄격한 조직규율을 갖추고 있었는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곧 육체의 소멸을 의미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근검절약에 힘썼으며 부정부패를 엄격히 금했다. 그들은 악의 세력들이 설치는 무한(武漢)을 평정하여 ‘맑은 무한(淸流武漢)’과 ‘깨끗한 정치’를 시작하였으며 홍군 토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별산(大別山)에서 3,000여 명을 죽였고, 대도시에서 백색테러를 조장하여 장개석의 총애를 받았다. 1933년부터 1936년까지의 ‘새생활운동’ 기간에 남의사는 ‘절대신앙 삼민주의’를 ‘절대신앙 파시즘’으로 바꾸어 중국의 파시스트조직이 되었다. 남의사의 이름은 멀리 나치 독일까지 전해져 히틀러가 남의사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남의사의 파시즘화에 따라 내부 모순과 조직원의 부패가 점점 심각해졌다. 그들은 서로 권력과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면서 초기 애국청년의 이상을 저버렸다. 항일전쟁이 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남의사는 해산을 선포했다. 30만에 달하는 조직원은 대부분 삼청단(三靑團)에 가입했고 나머지는 새로 설립된 ‘군통(軍統)’조직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