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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학습동화
· ISBN : 9788996758600
· 쪽수 : 79쪽
· 출판일 : 2011-12-01
책 소개
목차
Cartoon
6P 나를 위한 쿠킹북
10P 어린 날의 엄마
20P 어른들도 똑같아!
36P 거짓말하는 어른들
48P 사랑해, 이모!
62P 조금 지저분한 추억
70P 엄마, 아빠를 위한 테이블
Recipe
12P 시나몬 토스트
16P 베리베리 팬케이크
18P 깃발이 달린 달걀보트
22P 치킨 타코
24P 롤롤 샌드위치
28P 아삭아삭 야채스틱
30P 고구마 참깨볼
32P 스팬 샌드밥
34P 달콤 밤 영양밥
38P 베이비 핫도그
40P 당근 옥수수 찜 머핀
44P 말랑말랑 계란찜
46P 오렌지 셔벗
50P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52P 스피드 물김침
66P 과일 초콜릿 퐁듀
68P 베이컨 쌈밥
Party
56P Fun, Fun! Girls’ Pink Party 여자친구들의 슬립오버 파티
72P Happy, Merry Christmas, Mom & Dad! 엄마, 아빠를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Veggie
26P Eggplant 가지
42P Potato 감자
54P Carrot 당근
64P Belle Pepper 피망
And More
2P Dedication 헌정
8P 엄마의 편지
14P Utensils Guide 조리기구 소개
78P Epilogue 책을 마치며
79P Little Me Little 오후 행복인형 소개
80P Credits 판권과 만든 사람들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책 속, 엄마의 편지 전문)
사랑하는 두리에게,
두리야!
엄마는, 엄마가 지금 마흔이 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 매일 학교가 끝나면 피아노 학원에 갔다 돌아오면서 친구들과 함께 다섯 개에 백 원하는 떡볶이를 사먹던 것이 바로 어제처럼 기억되거든. 아직도 혀끝에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포장마차 안에서 아껴가며 먹던 떡볶이 맛이 느껴질 지경이란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끝없이 재잘대는 너와 네 친구들을 볼 때면 나는, 네가 나의 아이가 아니라 나의 친구라고 착각 하곤 해. 너희들과 함께 반쯤 흥분된 목소리로 새로 나온 만화 시리즈나 게임에 대해 마구마구 얘기하고 싶어져.
두리야,
엄마가 어렸을 적, 외할머니는 언제나 엄마에게 공부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것을 강조하셨단다. 지금 두리와 친구들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얘기하지만, 엄마의 어릴 적도 공부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자유로왔던 것은 아니었어. 어린 시절, 전쟁을 겪으면서 마음껏 공부하기 보다는 어려워진 집안 살림을 도와야 했던 외할머니에게 ‘공부’는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단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사랑하는 딸인 엄마에게는 그 무엇보다 공부를 마음껏 하게 해 주고 싶으셨던 거야. 엄마가 저녁밥을 짓고 계신 외할머니를 돕고 싶어 하거나, 바비 인형의 새로운 옷을 바느질하여 만들고 싶어할 때면, 외할머니는 깜짝 놀란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셨어.
“얘야, 나중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다면 요리나 바느질 같은, 이런 일들은 지겨울 만큼 하게 될거야. 엄마는 네가 이런 일보다는 좀더 의미있는 일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
실제로 엄마는 대학 기숙사로 떠나던 19세 3월까지, 한번도 요리는 커녕 설겆이조차 해본 적이 없었지.
두리야,
외할머니의 말씀은 옳으셨어. 엄마는 결국 결혼을 하고 두리를 낳고 요리나 바느질 같은, 이런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틀리셨다고 생각해. 이런 일들이 공부나 피아노 연습보다 덜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 대학에 진학하고 기숙사 생활을 마치고 혼자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엄마는 이런 실용적인 기술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또 의미있다고 느꼈어. 혼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거든. 그 동안, 누구도 나에게 베개커버는 얼마나 자주 세탁해야 하는지, 김치볶음밥에는 소금을 넣어야 하는지, 미역을 물에 불리면 얼마나 부피가 커지는지에 대해 귀띔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어. 대학에서 첫 수업을 듣고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아무도 내 책상을 정리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한참을 멍하니 서있기도 했단다.
스스로 자신과 주위를 통제하고 정돈한다는 것,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또 그만큼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엄마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어. 특히 네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었을 때, 엄마는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어떻게 하면 너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게 해 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어. 그리고 생각했단다. ‘아, 이것이 정말 행복이구나.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하여 요리를 하고, 동그랗게 모여 앉아 오물오물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
두리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할 때도 즐겁지만, 나 자신을 위해 요리할 때도 무척 기쁘단다. 얼마전 엄마가 직장에서 휴가를 얻었던 날 있잖아. 아빠는 출장 떠나고 너는 학교에 간 후,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때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예쁜 접시에 담아 점심을 먹고 났더니, 훨씬 기분이 좋아지더라구(배고파서 슬픈 기분이 든건가봐~ㅋㅋ, 그러니까 너도 굶지 마!).
엄마는 너에게 그 무엇보다 이런 기쁨을 알려주고 싶어.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라고 말하기 보다는 세상엔 배워야 할 것이 아주 많고 그걸 배우는 건 너무 즐거운 경험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언젠가 네가 홀로 서야 할 때를 위해 너는 지금 배움을 통해 준비하는 거야. 공부도 그 중 하나겠지. 더 좋은 기회를 위해 좀더 높은 수준의 지적인 능력이 필요할 테니까. 눈을 감고 네가 홀로 서는 날을 생각해보렴. 그러면 네가 배워야 할 삶의 기술들이 무엇인지도 상상할 수 있을거야. 우선 엄마는 네가 요리를 할 줄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어. 거리에는 수많은 음식점들이 있고 많은 패스트푸드들이 있지만, 너는 너의 부엌에서 신선한 재료들로 너의 식탁을 차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너는 혼자 있더라도 배고프지도 않고, 심심하지도 않고, 슬퍼지지도 않을거야.
네가 너의 식탁을 차리기 위해서는 많은 걸 배워야 한단다. 수학을 처음 배운 여덟 살 아이가 첫 날, 방정식을 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요리를 처음 배우는 네가 첫 날, 멋진 디너를 준비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첫 날 숫자를 배운 아이가 얼마 후 덧셈을 알게 되고, 어느 날 방정식을 풀고 또 미분, 적분도 풀어내는 것처럼, 너도 하나씩 배워가면서 서서히 요리와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수학자가 되지 않을 거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연산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독립적인 인간이라면 기본적인 요리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생각이야. 그래서 엄마는 너와 친구들을 위해 수학참고서와도 같은 요리책을 만들어 봤어. 네가 이 요리책을 보면서 쿠킹의 즐거움을 마음껏 느끼면서 요리의 기술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네가 차린 식탁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게 된다면, 엄마는 아마 너무 기뻐 춤을 출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