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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취미기타 > 기타
· ISBN : 9788996928720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_ 수집가의 삶도 기록되어야 한다
PART 1 수집은 놀이다
어른들의 동심을 담은 세계, 피규어
(피규어 수집가 조웅·배성훈)
틴토이, 그 투박함에 끌리다
(틴토이 수집가 누똥바)
연필, 아날로그적 매력
(연필 수집가 이영은)
PART 2 역사를 수집하다
‘야구’의 감동과 역사를 수집하다
(야구 기념품 수집가 박은식·토니 김)
수집가 인터뷰_ 한국 프로야구 기념품 수집가 이창환
화폐 유통의 역사를 담은 화폐 수집
(화폐 수집가 최호진)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부적, 청첩장
(청첩장 수집가 문형식)
우리 문화와 문학의 자양분, 괴담
(괴담 수집가 이상민)
역사를 담는 그릇, 영상 장비
(영상 장비 수집가 김태환)
PART 3 취미, 생계가 되다
코카콜라, 그 화려한 디자인에 빠지다
(코카콜라 수집가 김근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VS. 《드래곤볼》
(책 수집가 윤성근·한경수)
젊음을 대표하는 아이콘, 농구화
(줌-코비 농구화 수집가 김태훈)
PART 4 수집의 즐거움
상품을 넘어 문화가 된 스타벅스 텀블러
(스타벅스 텀블러 수집가 추형범)
수집가 인터뷰_ 스타벅스 텀블러 수집가 서경애
만물은 미술의 재료다
(미술 도구 수집가 유인상)
만년필, 시간을 담는 필기구
(만년필 수집가 한상균)
추억과 역사를 담은 생활용품, 앤티크
(앤티크 용품 수집가 송앤지)
수집가 인터뷰_ 뉴욕 앤티크 수집가 케이트 국
우리 정서와 상통하는 러시아 음악
(러시아 음반 수집가 조희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언젠가는 수집가들이 모은 수집품에 손을 벌려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 즉, 훼손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바쳐진 수집품을 뒤적거려야 할 때가 온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수집가들이 결코 근심 걱정 없는 한량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지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분야의 수집품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듯 수집가의 삶도 ‘수집되어’ 기록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머리말> 중에서
세상에는 다양한 그리고 일반인들은 생각지 못한 기상천외한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유독 장난감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비하하는 어조로 ‘키덜트’ 또는 ‘오타쿠’라고 부른다. 전자는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이 아이와 같다는 의미로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이며, 후자는 이상한 물건에 몰두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어다. 이를 우리식으로 오덕후라고도 부른다. 둘 다 호의적인 표현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점잖은 사람도 누구나 오타쿠가 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나만 해도 야구와 뮤지션 피규어에 관심도 많았고 몇몇 피규어도 모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을 보면 점잖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야하고 다소 망측한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잔뜩 수집한 사람이 장모님이라도 들이닥치면 부리나케 애장품을 숨긴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왜 저런 물건을 수집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던 중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이란 일본 소설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고서와 희귀본에 얽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내용의 소설이었는데 이 책이 너무 재미나서 만화 버전이 나오자마자 구매를 했고, 그것도 모자라 이 책을 원작으로 제작한 일본 드라마까지 구해서 볼 정도였다. 급기야 이 소설의 아름다운 여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의 피규어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키덜트나 오타쿠는 일반인들이 상상치 못하는 외계인이나, 사회 부적응자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피규어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분야에까지 뻗어 있다. 조금 과장하면 피규어는 인간의 모든 활동 영역에 존재한다. 연예인부터 건축물, 뮤지션, 소설 캐릭터, 만화 주인공, 역사적인 인물, 사건, 자동차, 군인, 무기, 종교 지도자, 스포츠 스타 등 그 종류와 형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어른들의 동심을 담은 세계, 피규어> 중에서
그러던 그가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루이스 캐럴의 책을 다른 사람의 서재에서 봤을 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한다. 계몽사에서 1962년에 펴낸 책인데 번역은 우리나라 어린이 과학소설의 선구자라고 할 만한 한낙원 선생이 했다. 그때는 이미 그가 헌책방을 하고 있던 때라서 책을 구매하러 어떤 집에 찾아갔던 것인데 거기서 우연히 1962년판 앨리스 책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계몽사에서 펴낸 작은 책으로는 가장 멋진 빨간색 표지였다.
그는 당연히 그 책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하고 그 책과 함께 200여 권 정도를 그 집에서 사갖고 돌아왔다. 사실 거기서 건질 만한 책은 거의 없었다. 그는 그 책 한 권만을 염두에 두고 200여 권을 샀던 것이다. 한 권만 지목해서 구입하면 책을 판매하시는 분이 가격을 높게 부르지 않을까 미리 걱정을 한 이유였다.
시간이 지난 다음 책을 판매했던 사람에게 다시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당시에 그 책 하나 때문에 불필요한 책 200권을 덤으로 샀다”고 고백하자 크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책이라면 저에겐 아무 쓸모도 없는 책인데요. 관심 있다고 말씀해주셨으면 그냥이라도 드렸을 겁니다.”
그는 수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책이 얼마나 귀한 줄 아는 것이고 당연히 수집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책은 그저 1960년대 낡은 어린이책일 뿐이었다. 어쨌든 그때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그 책은 아직까지도 잘 보관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VS. 《드래곤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