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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린세스 2

닥터 프린세스 2

(완결)

정(情)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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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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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린세스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닥터 프린세스 2 (완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253494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2-08-30

책 소개

정情의 로맨스 소설. TS(Thoracic Surgery-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차 공영진. 세진대학병원의 프린세스 공도도라 구설을 듣느니 차라리 싸가지 없다는 평가가 나은 그녀. 그런 그녀에게 최대의 난제가 나타났다. 4년차 치프 한도진.

저자소개

정(情) (지은이)    정보 더보기
호랑이 띠, 게자리.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공감하는 글 또한.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으로 긴 삶에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출간작] 「천생연분」,「사랑을 빌려드립니다」,「입맞춤」, 「더 레드」,「밀어」,「죽을 것처럼」,「디케의 심장」,「사랑이 너에겐」,「핫! 서머」,「로비스트」,「라스트 콜」,「닥터 프린세스」,「꼭 안아 주겠니」,「키스해 주겠니」, 「바람 기억」 등 다수. 현재 깨으른여자들에서 거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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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과일 맛있었나?”
쿵.
심장이 절벽에서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짐작했던 말이 아닌 사적인 얘기가 나오자 영진은 긴장으로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가 직구로 나온다면 저 역시 똑같이 대하리라. 영진은 턱을 당기며 가운을 입은 도진의 너른 등을 응시했다.
“네.”
“또 사 줄까?”
영진은 여전히 등을 돌리고 묻는 그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하얀 가운을 바라보다 흔들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사 달라면…… 사 주시는 건가요?”
“물론.”
“전 과일은 다 좋아해요. 비싼 과일을 특히 더.”
용기가 필요했다. 그가 묻는 의미를 알기에 머뭇거리는 대신 확실하게 다가가는 것을 선택했다. 내내 등을 돌리고 있던 그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곧바로 꽂히는 눈빛의 온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나, 박봉인데?”
“좋……아하는 여자한테 박봉이라도 기꺼이 바치는 남자가 아니라면…… 대답 물리려고요.”
“꽤 센데?”
“처음이니까. 누굴 마음에 담으려는 시도는.”
“그래서 비싸게 불렀다?”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물려도 돼요.”
입으로 나오는 낯간지러운 말들. 제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만큼 직선적인 얘기가 멈춤 없이 이어졌다.
“남자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여잔 위험한데?”
“위험한 만큼 얻은 후의 만족은 크겠죠.”
“훗, 그래?”
도진이 머리를 숙이고, 마치 싸움을 하듯 눈에 힘을 주고 있는 그녀의 코앞까지 얼굴을 디밀었다.
“날 감당할 자신, 있나?”
“선생님이 절 감당할 자신이 있는 만큼.”
“물러서는 것은 용납 안 한다.”
“저 역시 뒷걸음질 칠 거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아요.”
영진이 버텨 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진 역시 져 주지 않았다. 이제야 그가 아는 공영진과 마주하는 것 같다. 공도도, 그 별명과 어울리는 여자로 되돌아온 것이다. 오프를 다녀온 후 의기소침해 있는 그녀를 지켜보는 것이 더 힘들었기에 도발을 지속했다.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어서 만족스럽다.
“맘에 들었어. 거래 성립.”
“거래라고요? 난 마음을 두고 거래는 하지 않아요.”
영진이 진지하게 말을 했다. 웃음기가 쏙 빠진 영진의 작은 얼굴에는 결연한 비장미까지 흘렀다. 사람 마음을 두고 거래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 무척 마음에 든다. 그가 말한 거래는 분명 다른 의미였지만 말이다.
“그럼 과일 사지 말까?”
“아…….”
영진은 혼자 오해한 것을 지적당하자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골려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변명하듯 자신을 두둔하는 설명조차 하지 않는 모습도 꽤 맘에 든다. 이 여자, 이렇게 귀여웠던가.
“그럼 할 말은 이걸로 끝내고.”
그가 구부렸던 몸을 세우자 그녀의 입술에서 알아채지 못할 만큼 미약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태연한 척해도 당혹스러웠겠지. 아마 다 끝났다는 안도인가 보다. 그 모습에 도진의 입 끝이 한쪽으로 비죽 올라갔다.
“먼저 가 보겠습니다.”
영진이 먼저 등을 돌렸다. 그와 나눈 대화는 이곳에 놔둔 채, 쏙 빠져나가듯 단호하게 돌아서는 영진을 그냥 지켜볼 그가 아니었다. 하얀 가운에 가려진 여린 팔을 낚아채듯 잡았다. 그녀의 몸이 휘청거렸고 도진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제 너른 가슴에 그녀를 가두어 버렸다. 갑작스레 안긴 영진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지만 가는 허리에 두른 팔의 힘을 빼지 않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술 많이 마시지 말도록.”
뒤로 몸을 빼는 영진을 풀어주다 말고 하얀 이마를 기습적으로 훔쳐낸 그가 의기양양하게 말을 했다. 영진의 놀란 눈이 꼭 어릴 때 기르던 강아지처럼 보였다.
‘귀엽다, 너.’
도진의 눈웃음이 짙어질수록 영진의 얼굴은 만개한 장밋빛으로 변했다. 새삼 반할 만큼, 예쁜 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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