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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98433901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6-02-2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등장인물
성균관의 잔심부름꾼
존경각
대리 출석
소가 즐거운 집
국밥집 굿덕이
밤도깨비 홍 선비
색안경과 책
정월 대보름 다리 밟기
가슴이 뛰는 것
가슴속 태양
끌려가는 백도수
거듭되는 의심
잘못된 선택
밝혀진 진실
해월관 굿덕이
태양을 품은 아이들
[부록] 운종가와 청계천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조심스레 주위를 살핀 뒤 책을 펼쳤다. 첫 줄에 외웠던 구절이 보였다. 한 글자 한 글자 손가락으로 집어 가며 읽었다. 소리로만 듣던 글자를 눈으로 보니 손가락이 떨릴 지경이었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입 밖으로 소리가 새는 줄도 몰랐다.
그때였다. 누군가 손에 든 서책을 우악스럽게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만수가 잡고 있던 책장이 쭉 찢어지고 말았다.
‘책이……책이 찢어지다니!’
머릿속엔 이미 방색장의 회초리가 찰싹찰싹 소릴 내고 있었다.
“재직 따위가 서책에 손을 대느냐!”
책을 빼앗은 사람은 만수 또래의 하재생이었다. 둥글넓적한 얼굴에 코가 주먹만큼 컸다. 빼빼마른 유생 둘도 함께였다. 만수는 조금 전 소곤거리던 유생들이 떠올랐다.
만수는 굿덕이를 겨우 달래 다리 및 개천가로 데려 왔다. 사람들이 바글대는 시장보다 마음을 진정시키기 좋을 거란 생각에서다. 배오개 다리 밑은 다리 위 시장과는 딴판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공부는 왜 못 하는데?”
어르고 달래듯 부드럽게 물었다. 굿덕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여 주었다. 마구 찢어져 너덜거리는 《천자문》이었다.
“어쩌다 이리 되었어?”
“아부지가.”
굿덕이가 작은 돌멩이를 주워 만지작거렸다. 만수는 막동에게 들은 업둥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성균관에서 찢어진 책 때문에 겪었던 수모도 생각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