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30676692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6-05-13
책 소개
학교 폭력을 향해 시위를 겨누는 새로운 스포츠 동화의 탄생!
□ 상처를 뚫고 날아간 화살이 닿은 곳
그곳에서 숨 참고 활시위를 당기는 양궁부 이야기
《훌훌》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과 권정생문학상을, 《우투리 하나린》으로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을 받으며 우리 시대 소외된 아이들의 삶을 가장 단단한 문장으로 그려 온 문경민 작가가 이번에는 ‘양궁’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어린이 독자들을 찾아온다. 그간 스포츠 동화의 소재로 수영, 야구, 축구 등 역동적인 종목이 주를 이루었다면, 문경민 작가는 신작 《숨 참고 슛오프》에서 정적인 긴장감 속에 숨을 참고 활시위를 당기는 ‘양궁’을 통해 ‘학교 폭력’이라는 첨예한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가해와 피해의 모호한 경계, 그 속에 남겨진 상처를 양궁의 문법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기존 스포츠 동화의 외연을 한 단계 확장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주인공 다희는 과거 ‘양궁 신동’이라 불리던 친구 영서를 동경하며 활을 잡았지만, 영서가 주도한 따돌림의 피해자가 되어 도망치듯 전학을 온 아픈 기억이 있다. 새로 옮긴 학교 양궁부에서 다희는 연습에 매진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은 영서에 대한 개운치 않은 감정과 늘지 않는 실력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다희 앞에 신입 부원 봉식이 나타난다. 봉식은 뛰어난 실력을 갖춘 양궁 유망주이자 동시에 복잡한 가정사와 상처를 품고 있는 아이다. 《숨 참고 슛오프》는 다희와 봉식이 함께 시 주최 스포츠 대회를 준비하며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묘사한다. 그 과정에서 화려한 액션이나 거칠게 폭발하는 갈등 대신, 과녁을 향해 숨을 참는 순간의 고독과 0.1mm의 오차를 줄여나가는 아이들의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에 집중한다. 이러한 밀도 높은 심리 묘사는 독자들에게 실제 경기장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주인공들이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활시위를 놓는 순간의 해방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 “나는 이미 나의 과녁을 부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성장 필독서
《숨 참고 슛오프》는 단순히 ‘승리’를 목표로 하는 스포츠 이야기가 아니다. 타인의 시선과 과거의 상처라는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진정한 나 자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지금 내 앞에 있는 ‘과녁’에 집중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성장 필독서이다. 문경민 작가 특유의 묵직한 리얼리즘은 학교 폭력과 위탁 가정, 경제적 결핍 등 어린이들이 마주한 삶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무게를 견디며 끝내 활시위를 당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과녁 앞에서 흔들리는 어린이들에게 뜨거운 용기와 위로를 건넨다.
이 작품의 백미는 후반부 결승전 장면이다. 작가는 주인공 다희가 단순히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괴롭혀 온 영서와의 과거와 부모님의 우려라는 과녁을 스스로 부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다. “나는 이미 나의 과녁을 부쉈다.”는 다희의 선언은, 결과 중심의 승부 세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주체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어린이들의 당당한 발걸음을 상징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승’과 ‘공정’의 아이콘으로 사랑받는 양궁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과녁 너머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 문경민 작가의 정서적 민감성이 이 작품을 통해 빛을 발한다. 200여 편이 넘는 수많은 어린이책의 그림을 그리며 한국 안데르센 그림자상, 국제 노마 콩쿠르상 등을 수상한 오승민 작가의 깊이 있는 일러스트는 문경민 작가의 문장과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수준 높은 고학년 동화를 기다려 온 독자들에게 《숨 참고 슛오프》는 상처를 뚫고 나아가는 용기를 전하는 가장 뜨거운 위로가 될 것이다.
목차
1장. 메달이 문제가 아니다 ····· 6
2장. 신입 방봉식 ····· 18
3장. 다시 훈련 ······ 28
4장. 각오가 필요한 대화 ······ 42
5장. 팥빙수 다짐 ······ 49
6장. 도약의 순간 ······ 64
7장. 문제가 뭐야? ······ 77
8장. 스포츠 축제 ······ 89
9장. 영서의 이유 ······ 98
10장. 준결승 ······ 114
11장. 결승전 1 ······ 137
12장. 결승전 2 ······ 150
13장. 이런 결과 ······ 163
14장. 사과 맛 젤리 ······ 167
15장. 우리들의 슛오프 ······ 175
작가의 말 ······ 186
책속에서

문을 열고 중국집을 나오자 눈부신 늦여름 볕에 눈가가 저절로 찌푸려졌다. 사거리 너머 양궁 경기장에서 울리는 방송 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오후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니 본선 진출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복귀하라는 안내였다.
영서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영서는 활을 들고 본선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예선전 때 본 영서는 5학년 때보다 10센티미터는 더 큰 것 같았다.
한때 나의 영웅이었던 최영서.
지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최영서.
“전학 간다며?”
나는 영서를 쳐다보았다. 영서가 내게 직접 말을 걸어온 건 처음이었다.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아무 대꾸도 못 했다. 영서는 손으로 비누 거품을 부풀어 올리며 말했다.
“어디서든 네가 잔디처럼 살았으면 좋겠어.”
“잔디?”
“잔디 몰라? 바닥에 깔려 있는 풀이잖아.”
무슨 뜻인지 몰라 눈만 깜박이는데 영서가 물 묻은 손을 탁탁 털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경기장에서 맨날 밟는 게 걔들이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