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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9220766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09-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장 종자의 시간
포란
풍락초
종자의 시간
바다의 시간
달을 따는 시간
피고 지고 다시 움트는
숲의 시간
비질
홍시
김밥
2장 꽃을 세우다
자반고등어
어미 주꾸미
꽃을 세우다
양치기 할머니
웃는 바다
탱자
현관
시어머니의 뜨개질
땀내
그리움이라는 우물을 채우는 법
3장 천변 산책론
항아리의 힘
천변 산책론
머리카락
보리와 덩굴장미
오이 할머니의 셈법
말하는 은행나무
마음 보관소
모지랑이 줄
손
나무의 내력
맨발
4장 가볍거나 무겁거나
밥
폐지 줍는 할아버지
당신의 소나무
잠
집
지붕
숲을 읽다
가락바퀴의 꿈
산수유나무 아래서
연리지
가볍거나 무겁거나
수상작 및 발표작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람의 허밍에 햇살이 낮게 출렁인다. 질주하는 속도도, 번잡하게 엉키는 조음도 이곳에선 휴지와 묵언으로 스며든다. 때를 쫓아가는 것도, 때를 기다리는 것도 동질의 빛과 시간 속에 있지만 같이 흐르지 않는다. 화려한 문장이 아니다. 볍씨의 시간은 더디고 질박해도 시절이 되면 기어이 제 빛깔의 문장을 보여준다.
- <종자의 시간> 중에서
오래전, 한적한 주택가에서 꽃집을 하던 엄마도 그렇게 자주 밖을 내다봤다. 팔리지 않는 꽃들이 목을 떨굴 때마다. 이슬 같은 생이나마 장하게 살아내고 마침내 땅에 누운 그들에게 잘 가시오, 인사를 건넬 때면, 나는 내게 묻곤 했다. 추레한 통속의 삶이어도 기어이 빳빳하게 허리를 세우던 엄마에게 꽃숭어리들은 지옥이었을까, 천국이었을까.
- <꽃을 세우다> 중에서
누군들 까슬까슬하고 환한 생을 살고 싶지 않을까. 그렇게 살고 싶었지만, 눅눅한 삶의 비애를 안아야 했던 한 인간이 어떻게 글을 붙잡고 안추르며 견뎌냈는지, 그 시간을 품었던 항아리가 참으로 궁금했다. 삶은 ‘다시’가 없는 혹독함이다. 실의와 고뇌에 찬 질곡의 시간을 글 꽃으로 피워낸 한 사람! 그리고 그를 안전하게 담았다가 기어이 세상에 내어준 항아리!
- <항아리의 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