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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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습니다. 아주 오래된 어제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읽고, 쓰고, 이야기하는 일을 썩 잘하지는 않았지만 오래 좋아했습니다. 대학에서 마지막 가을을 보내던 어느 날 “왜 사람들은 역사를 가르치기 시작했을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역사 교육론>이라는 전공 수업에서 던져진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저는 엉뚱하게도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하나 떠올렸습니다.
어두컴컴한 밤, 빛이 한 줄기 새어 나오는 동굴에서 노인이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상에 우리 둘뿐인 것 같아도,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는지. 그들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외롭고 쓸쓸해서 울먹거리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노인이 꺼내놓은 옛날이야기가 제가 생각하는 역사 교육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외롭고 쓸쓸하지 말라고 역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라고 자신 있게 발표하는 저를 어색하게 바라보던 그날의 강의실 분위기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제 마음 깊은 곳에 꼬마 주주와 할머니 아부가 사는 동굴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동굴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에 대해 언젠가 꼭 이야기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언제나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의 주인공 주주는 무리에서 떨어져서 막막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꼬마입니다. 주주가 사는 세상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크게 다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디를 가던 사람들과 늘 마주치게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주가 느끼는 막막함과 외로움을 전혀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망망대해 같은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외딴섬’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경험해 본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보냅니다.
아부가 말했던 것처럼 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고, 어느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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