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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컴퓨터/모바일 > 인공지능
· ISBN : 9791143016409
· 쪽수 : 133쪽
· 출판일 : 2026-01-23
책 소개
목차
멍청이 인공지능 매뉴얼
01 파리행 저녁 8시 25분 급행열차
02 창작 기술 시대의 작품
03 인공지능 창작, 물의 소유
04 Hallucination Fantasy
05 인공지능으로 꿈
06 딥페이크 법의 욕망
07 민주적인 귀족, AI 창작
08 사랑 업로딩
09 셋, 4
10 라틴어 여섯
저자소개
책속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카투사 마슬로바, 그리고 오늘의 인공지능. 서로 다른 시대의 이 세 장면은 공통의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타자화된 규정이 주체의 목소리를 대체하는 일이다. 마리아는 오랜 혼동 속에서 ‘창녀’라는 낙인에 갇혔다. 카투사는 네흘류도프의 시선에 의해 추락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이 말 이후 남는 것은 예수도 ‘창녀’도 아닌, 말할 수 없던 틈이다. 우리는 이 틈을 따라간다. 언어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부재를 형상화한다. “인공지능을 지능과 구별해야 한다”, “윤리와 법이 필요하다”는 통념적 명제들이 필요성을 갖는다 해도, 그것이 실체 없는 것에 실체를 부여하는 봉합으로 굳어질 때 빈공간은 다시 삭제된다. 그럼에도 두 서사는 환원을 거부하는 틈을 보여준다. 마리아는 “죄 없는 자”의 명제 앞에서 침묵으로 권력의 제스처를 붕괴시키고, 카투사는 구원 서사를 거부하는 선택으로 자신을 복권한다. 인공지능 담론에 대한 우리의 응답 또한 여기에 닿아야 한다. 닫힌 규정 대신 열린 간격을 유지하는 일이다.
-01_“파리행 저녁 8시 25분 급행열차” 중에서
AI는 산출한다. 그 산출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공모전이 열리고, 저작권이 논의되며, 전시가 기획되면, 산출은 창작이 된다. 정확히는, 창작인 것처럼 승인된다. 그리고 이 “승인”이야말로 진짜 거래의 대상이다. 임금님은 물을 팔지 않았다. 김선달이 물을 팔았다. 임금님의 이름으로. 인간은 창작하지 않는다. 제도가 창작을 승인한다. 인간의 이름으로. 슈베이크는 “사랑은 다각형”이라 했다. 이 답변은 어떤 공모전도 통과하지 못한다. 거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거래 불가능성이야말로, 김선달의 장치가 작동하는 바깥을 암시한다. 승인되지 않은 것, 소유할 수 없는 것, 유통되지 않는 것의 존재. 그러나 제도는 이 바깥을 계속 안으로 포섭한다.
-03_“인공지능 창작, 물의 소유” 중에서
딥페이크 현상을 둘러싼 법적 대응은 욕망의 구조에 대한 근본적 오해에 기반한다. 딥페이크에 대한 욕망은 단순히 특정 이미지에 대한 갈망으로 환원될 수 없다. 법이 특정 이미지의 유통을 차단하더라도, 욕망은 다른 대상이나 플랫폼으로 재배치될 뿐이다. 욕망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화하는 것이다. 즉, 주체가 자신의 욕망 구조를 이해하고 해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정말 특정한 이미지인지, 아니면 그 이미지 너머의 무언가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도덕 교육이나 법적 처벌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06_“딥페이크 법의 욕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