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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8191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7-04-19
책 소개
목차
1. 하나, 둘, 셋……, 수다쟁이 7
2. 나만의 스타 38
3. 깨지고, 깨지고, 깨지고 64
4. 구제불능 94
5. 교수님, 우리 교수님, 섹시한 교수님 126
6. 사다코와 변태 156
7. 질투인 듯, 질투 아닌, 질투 같은 186
8. 정신 차려, 이 친구야! 220
9. 또라이 vs 재수맛탱이 243
10. 천천히, 천천히, 각인하듯이 279
11. 역시 섹시해 300
12. 아주 짧은 봄, 기나긴 북풍한설 324
13. 심장이 미쳤나 봐 345
14. 좋은 의사 377
15. 그놈의 닭다리, 빌어먹을 닭다리 404
16. 뜨겁게 뛰는 심장으로 435
에필로그 454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말 사랑합니다, 교수님.”
혼이 나가는 것 같아서 뭔 사랑고백을 이런 식으로 하나, 멀뚱히 그녀를 굽어보았다.
‘아니지, 사랑고백은 무슨. 주사지, 주사. 그리고 뜬금없는 사랑고백이라고 쳐도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재우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어 현실을 상기했다.
“주사 한번 살벌하게 한다. 너 술 깨면 엄청 후회할 거다.”
다시 헛기침을 하지 않으면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몇 번이나 하고는 달아오른 얼굴로 투덜댔다.
“교수님은 모르세요, 정말 모르실 겁니다. 당신은 모르실 거야.”
그것도 모자라 세율이 심지어 노래를 시작했다. 음정 박자가 기괴할 정도였다. 술이 잔뜩 취해 있는 이 와중에도, 이러는 그녀가 오죽 창피하면 재우는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눈치를 살폈다. 그나마 각자의 술을 마시느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교수님, 다 교수님 탓이에요.”
어쨌거나 이런 진상은 여기 그냥 두고 나갈까 하는데, 느닷없이 세율이 징징댔다.
“내가 뭘 어쨌다고?”
재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굽어보았다.
“지금 제 모습, 다 교수님 탓이라고요.”
세율이 제 가슴을 탕탕 치며 하소연했다.
“내가 누구처럼 술을 억지로 먹였나? 저가 알아서 마셔 놓고는.”
그는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왜 한눈에 반하게 해서 이 지경을 만들어 놔요?”
그 앞에서 주사를 부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어떤 의미로는 여태 좀 신기해서 대거리를 해 주었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멀거니 굽어보며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야, 야. 네가 알아서…….”
한참 뒤에야 정신이 들어 헛웃음을 지으며 몸을 돌렸다.
“교수님이 책임져요, 교수님이 책임지란 말이야.”
가관도 아니었다.
“완전 또라이 아냐?”
기가 막히니 오히려 웃음이 자꾸 났다.
“내가 왜 의사가 되었는데? 쳇, 남의 속도 모르고 갈구기나 하고. 다 갈궈도 교수님은 그럼 안 된단 말이에요?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데? 자기가 그랬으면서. 따돌리는 거? 그까이꺼 원래 눈치라고는 없으니 상관없어. 그런데 막 갈궈. 교수님이 남의 속도 모르고 막 갈궈. 책임져, 책임지라고, 고재우. 어쩔 거야? 나 이제 어쩔 거냐고! 이럴 거면 그렇게 섹시하지나 말지. 이럴 거면 수술실에서 그렇게 멋지지나 말지. 대체 어떻게 할 거야? 나 어떻게 할 거냐고! 나 이렇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 할 거냐고! 책임져, 책임지라고!”
목청을 높여 그녀가 앙앙대자, 일순 조용했던 주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제야 재우는 주위의 눈치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으면 모르되 어중간하게 들었다가는 딱 오해하기 십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