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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다

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다

배정록 (지은이)
  |  
문학공감
2021-05-20
  |  
15,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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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다

책 정보

· 제목 : 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226024
· 쪽수 : 304쪽

책 소개

시로 등단한 배정록 작가는 시집뿐만 아니라 소설, 동화 등에서도 좋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소설집 『바람은 빈 술병 속에서도 운다』에 이어 두 번째 중단편 소설집을 출간했다.

목차

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다

엄마 냄새
순이 쌤
복권 영수증
연희 누나

인생

저자소개

배정록 (지은이)    정보 더보기
『문학의 봄』 시 당선 시집 『기린에게 쓰는 편지』 소설집 『바람은 빈 술병 속에서도 운다』 시문집 『바람의 언덕에서』 청소년 동화 『오리 날다』 배정록의 시인 교실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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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빨갱이로 몰리어 죽은 할아버지에 이어 빨갱이 새끼로 불리며 산 아이가 있습니다. 사랑한다 해놓고는 한 여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과거란 게 또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욕할 수 있을까요? 우리 중에 누가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함에도 우리는 쉬이 남은 비판하면서 자신에겐 철저히 관대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살다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 인생임을 잊고 살아갑니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요? 가치란 무엇이고 잃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독자님들께 여쭤봅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송이의 얼굴이 노을만큼이나 붉게 물들어 있다. 상도의 몸을 밀쳐내며 분노 가득한 목소리로 소릴 지른다.
“이게 뭐 하는 거니껴? 이게 뭐 하는 거냔 말이니더!”
송이의 눈에서 살기마저 느껴진다. 송이의 눈빛이 아니다. 어떤 누구도 송이에게서 이런 눈빛은 본 적이 없다. 당황한 상도가 한 걸음 물러서며 송이의 손을 풀려고 한다.
“아저씨가 뭔데! 아저씨가 뭔데 우리 초록이 때리니껴?”
“…….”
“야가 뭘 잘못했는데요? 말해 보이소. 우리 초록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말해 보이소. 아들이 놀자고 해서 논 게 죄니껴? 야가 놀자고 했니껴? 옛날에 할배가 그런 걸 가지고 와 아직도 아한테 이러는 건데요?”
상도는 할 말이 없다. 어쩜 자신은 지금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초록이 송이를 보며 그러지 말라는 듯 손짓을 한다. 깨끗하던 옷은 더럽혀지고 팽개쳐진 모자는 모래 위에서 뒹굴고 있다. 콧물까지 흘리며 우는 초록의 모습, 송이도 지금껏 본 적 없는 모습이다.
“저기 위에 영민이 보이소. 사람들이 자를 보고 놀리면 좋겠니껴? 다리 병신이라고 놀리면 좋을 것 같아요? 자가 먼 잘못이 있는데요? 야도 똑같은 거 아이니껴?”
영민의 눈에 비친 아버지 모습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거다. 하지만 상도는 영민을 두고 하는 말에 화가 나 송이를 밀쳐냈다.
“자는 몸이 불편한 거고 야는 빨갱이 새끼다. 그게 같은 기가?”
“빨갱이요? 아저씨도 월남에서 그래 사람을 많이 죽였다매요. 배를 갈라서 피까지 먹었다매요. 아저씨 손에 가족 잃은 사람들은 아저씨를 뭐라 하겠니껴? 베트콩요? 전쟁을 그 사람들이 일으켰니껴? 그 전쟁을 누가 한 건데요? 민주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것을 그 사람들이 만들었니껴?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 군인이지 강아지 새끼까지 모조리 죽였다고 자랑하는 게 군인이니껴?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는 거니더. 어른이 코흘리개한테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니더. 이게 아저씨가 말하는 사나이니껴? 이게 아저씨가 말하는 사나이냐구요?”
-‘엄마 냄새’ 중에서-


심판은 다운을 선언하며 양 선수를 갈라놓았다. 심판이 카운트하는 동안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어 보았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시작!’ 하는 구령과 함께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고 킥 공격으로 상대 선수를 견제하며 시간을 끌었다. 1라운드는 그렇게 끝이 났다. 돌아오는 민수를 관장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할 수 있겠나?”
상대 선수는 여전히 여유로웠고 민수는 그런 모습을 보며 관장에게 말했다.
“제가 포기하지 않는 한 관장님이 기권하시면 안 됩니다. 아시죠? 제가 어떻게 살아왔고 왜 운동을 해왔는지.”
민수는 마우스피스를 다시 입에 물고 심호흡을 했다. 얼굴의 상처가 부어오르고 있었다. 2라운드는 더욱 힘든 라운드였다. 민수의 기습 공격에 상대 선수의 턱이 돌아가며 잠시 멈칫하기도 했지만 민수는 두 번이나 다운을 더 당했고 링 위에 쓰러져 상대 선수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것을 빠져나온 것만도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방송을 중계하던 중계석에서도 거기 모인 관중석에서도 민수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었다. 무섭게 부어오른 민수의 얼굴을 보며 옥희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만하자. 이만하면 됐다.”
관장의 말에 민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아뇨! 그럴 순 없어요. 누나를 위해서라도 이겨야 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3분이다. 민수에게 남은 시간은 3분이 전부이다. 허점이 보일 때마다 킥과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지친 민수의 킥은 힘이 실리지 않았고 부어오른 눈두덩으로 인해 앞도 흐려지고 있었다. 연희가 건네주던 초코파이 생각이 났다. 함께 이불 속에서 듣던 노래 생각이 났다. 소풍날 자신을 안아주던 연희의 품이 생각났다.
-‘연희 누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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