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성악/가곡
· ISBN : 9791158607104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9-11-22
책 소개
목차
작가 노트 / 7
시인의 사색이 우리에게 고향이 되고,
영혼이 되는 노래
추천사
우리 예술가곡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 12
- 탁계석(비평가, K-Classic 회장)
동심보감(童心寶感), / 16
시간의 예술성과 대중성이 함께하는 영혼의 노래
- 김효근(작곡가, 이화여대 교수)
우리가 몰랐던 우리 가곡 이야기 / 18
- 김영식(수필가, 번역가)
1. 가을의 기도 | 김현승 시, 안정준 작곡 / 25
2. 그대 | 이원필 작시, 이웅 작곡 / 33
3. 아름다운 날 | 최진 작시, 최진 작곡 / 39
4. 서툰 고백 | 최진 작시, 최진 작곡 / 45
5. 첫사랑 | 김효근 작시, 김효근 작곡 / 49
6. 가을의 노래 | 김효근 작시, 김효근 작곡 / 55
7. 더 오래 사랑하기 위하여 | 황순애 시, 박대웅 작곡 / 61
8. 순수 연가 | 구근회 작시, 이웅 작곡 / 69
9.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 문효치 시, 이안삼 작곡 / 77
10. 아무도 모르라고 | 김동환 작시, 임원식 작곡 / 85
11.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시, 김효근 역시, 이웅 편곡 / 89
12. 가장 아름다운 노래 | 김효근 작시, 김효근 작곡 / 99
13. 사랑 | 이은상 시, 홍난파 작곡 / 107
14. 어머니의 사랑 | 이향숙 시, 김효근 작곡 / 111
15. 사랑중에 이별이 | 이원필 작시, 정애련 작곡, 이웅 편곡 / 117
16. 봄날의 왈츠 | 이원필 작시, 이웅 작곡 / 125
17. 있으니 | 송명희 작시, 민남일 작곡 / 131
18. 목련이여 | 탁계석 작시, 민남일 작곡 / 139
19. 마중 | 허림 시, 윤학준 작곡 / 149
20. 장미의 기도 | 이해인 시, 이웅 작곡 / 159
21. 시간에 기대어 | 최진 작시, 최진 작곡 / 167
22.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 간다 | 최진 작시, 최진 작곡 / 175
23. 눈 | 김효근 작시, 김효근 작곡 / 181
24. 사랑하는 마음 | 임긍수 작시, 임긍수 작곡 / 187
25. 그대 창밖에서 | 박화목 시, 임긍수 작곡 / 195
26. 강 건너 봄이 오듯 | 송길자 시, 임긍수 작곡 / 199
27. 물망초 | 소강석 시, 임긍수 작곡 / 207
28. 살아가는 동안 | 김영서 시, 임긍수 작곡 / 213
29. 서시 | 윤동주 시, 정진채 작곡 / 221
30. 못잊어 | 김소월 시, 조혜영 작곡 / 225
책을 마치며 / 235
저자소개
책속에서
1. 가을의 기도
김현승 시 / 안정준 작곡
소프라노 김영미, 김향란
가을이 무르익어 갑니다.
실타래 같은 뭉게구름이 마냥 자유롭고 높고 푸른 하늘을 예찬하고 싶어질 땐 ‘가을의 기도’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런 일이겠지요.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한때 우리들의 마음을 뒤흔들던 체코 프라하 태생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시 ‘가을날’을 되뇌며 가곡 이야기 첫 번째 순서를 열어 보겠습니다.
가을바람은 우리들에게 푸른 쪽빛 하늘과 함께 여유로운 가을볕을 선물처럼 내어주며 가장 순수하게 익어가는 황금빛 들녘을 펼쳐줍니다.
그 깊어가는 가을, 김현승 시인은 ‘가을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들의 소망과 여린 기도를 미리 예감했을까요?
열매를 거두는 풍요로움 속에서 가을이 또는 모국어가 우리를 겸허히 채워 주리라는 것을…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를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제작 배경 및 시인, 작곡자 이력
1956년 김현승 시인이 44세 나이에 쓴 시입니다. 한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사춘기 청소년에게 얼마나 와 닿았을지 의문 이였지만… 교과서적 이론을 넘어 ‘절대 고독’이라는 명제를 설명하고 종교적 차원을 지나 독자의 가슴이 느끼는 대로 이해하게 하면 어떨까… 그것이 진정 시를 접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그렇게 청취자가 느끼는 ‘가을의 기도’로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가을의 기도’와 ‘아리 아리랑’을 작곡한 안정준 씨는 2000년 중국에서 체류하다 80세 나이로 2009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리젠시 호텔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뒤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고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 중동에서 의료기 사업으로 성공하는 등 사업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음악 전공자가 아닌데도 아리 아리랑 이외에 가곡 ‘가을의 기도’를 발표하는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쳤습니다.
‘가을의 기도’ 창작 배경은 남성 중창단 창립 기념 곡으로 1997년 ‘프리모 깐딴떼’(이태리어 최고의 남성 성악가)를 창립하기도 했으나 2000년 사업을 이유로 중국으로 홀연히 떠났고 이후 케냐에 머물며 건설업에 종사해 왔다고 합니다.
<서울신문 기사 일부 중>
비록 그는 그렇게 낯선 타국 땅에서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새로운 선율과 우주적 생명력으로 우리 곁에 섭니다. 고국의 산하에서 무한을 보고 듣는 영혼이 된듯합니다.
그의 영혼도 이곡을 타고 바람처럼 온 대지를 누리기를 바래봅니다.
신의 향연처럼 유유히 흐르는 ‘가을의 기도’ 안정준의 곡은 우리들의 정서를 아우르며 언제 들어도 새롭게 가을을 기도하게 합니다.
때론 성스런 미사곡처럼 우리를 고요한 들판으로 이끕니다.
가을들판은 그렇게 우리에게 투명하게 다가오며, 지독한 사랑의 열병 속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우리를 서서히 타오르게 합니다.
찰리 채플린의 일화처럼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적게 느낍니다. 그러나 가을은 사계절 중 우리를 가장 많이 느끼게 해주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찬찬히 듣기 좋은 ‘가을의 기도’ 선율 속에서 비록 우리들의 더딘 사랑과 찬란한 이별에 슬퍼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맘껏 책을 읽고 여행을 오가며 가을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