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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은이), 이충훈 (옮긴이)
포노(PHONO)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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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 ISBN : 979118971653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장켈레비치의 국내 첫 음악 에세이로 프랑스·러시아 작곡가들을 통해 음악의 본질과 모호성을 탐구한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다루는 독창적 문체와 깊은 사유를 담아 음악과 언어의 경계를 질문하게 만드는 필독 교양서다.

목차

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I. 음악의 “윤리학”과 “형이상학”
1. 오르페우스냐, 세이렌이냐?
2. 음악에 대한 악감
3. 음악과 존재론

II. 비표현적인 “에스프레시보”
1. 전개라는 신기루. 반복
2. 표현의 신기루
3. 인상주의
4. 비표현적인 것과 객관성
5. 폭력
6.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기: 짐짓 꾸민 무관심
7. 반대의 것, 다른 것, 덜한 것: 유머, 암시, 곡언법
8. 대강 기술하기, 환기하기, 이야기하기
9. 사후에 암시하기
10. 무한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11. 심각하고 경박하며 심오하고 피상적인. 음악의 모호성
12. 말을 할 수 없는 것과 말로 할 수 없는 것. 의미의 의미

III. 매혹과 알리바이
1. 시적 작용
2. 페브로니야 혹은 순수
3. 공간적 신기루
4. 시간성과 야상곡
5. 신성한 깊이 없음. 보이지 않는 키테시
6. 베르가모적 매혹. 멜로디와 화성
7. 베르가모적 알레그레토. 낭랑히 울리는 피아니시모, 약음의 포르테
8. 지혜와 음악
9. “기쁨의 동반자”

IV. 음악과 침묵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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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은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음악학자로, 프랑스 부르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뮈엘 장켈레비치는 프랑스로 귀화한 러시아 오데사 출신의 유대인으로, 의사로 일하는 한편 크로체, 베르자예프, 셸링, 헤겔, 프로이트의 작품을 처음으로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장켈레비치는 1922년 파리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여 1926년 전국 교수자격시험을 1등으로 통과했다. 이후 프라하의 프랑스 연구소에서 5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베르그송, 짐멜, 셸링, 키르케고르, 셸러, 그리스 교부철학자들의 저술 연구에 몰두했다. 1931년 베르그송에 관한 해설서를 출간하고, 1933년에는 셸링의 만년 철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36년 툴루즈 대학, 1938년 릴 대학 교수로 취임했으나 이듬해 전시동원되었고,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1940년 비시 정권에 의해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1941년 툴루즈에서 레지스탕스 지하활동에 참여한다. 이 해에 툴루즈의 카페 뒤쪽에 마련된 임시 교실에서 이 책의 바탕이 된 ‘죽음’에 관한 첫 번째 강의를 시작한다. 종전 후 라디오 툴루즈-피레네의 음악방송 책임자로 콘서트를 기획하고 음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947년 릴 대학 문학부 교수로 복직되었고, 1951년부터 1979년까지 소르본 대학에서 도덕철학을 가르치며, 『깊이 읽는 베르그송Henri Bergson』(1931, [갈무리, 2018]), 『덕에 관한 논고Le traite des vertus』(1949), 『뭐라 말할 수 없는 것과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Le Je-ne-sais-quoi et le Presque-rien』(1957), 『음악과 형언할 수 없는 것La musique et l’ineffable』(1961) 『죽음La mort』(1966), 『용서Le pardon』(1967) 『되돌릴 수 없는 것과 향수L’Irreversible et la Nostalgie』(1974), 『도덕의 역설Le Paradoxe de la Morale』(1981) 등 형이상학과 도덕철학, 음악학에 관한 많은 책을 썼다. 그의 철학은 당대 프랑스 철학의 주류에서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그리스어와 문학, 음악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재치와 즉흥성, 열정이 넘치는 강의로 유명했다. 또한 난해한 주제에 대한 역설적인 사유방식, 말보다 행동을 우선시하는 확고한 도덕적 태도는 다양한 세대의 학생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타인의 휴머니즘Humanisme de l’autre homme』에서 ‘충격적인 책’이라고 평한 『죽음』은 음악작품과도 같은 통일성과 조화를 지닌 동시에 분위기와 리듬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주제를 과감하게 전개해 가는 장켈레비치 저술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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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훈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프랑스 파리 제4대학에서 《단순성과 구성: 루소와 디드로의 언어와 음악론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프랑스학과 부교수이다. 베를리오즈의 《베토벤과 아홉 교향곡》, 보들레르의 《리하르트 바그너》, 장자크 루소의 《정치경제론·사회계약론 초고》 《인간 불평등 기원론》, 사드의 《규방철학》, 모페르튀의 《자연의 비너스》, 페렉의 《생각하기/분류하기》, 디드로의 《미의 기원과 본성》 《백과사전》 《듣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아에 대한 편지》, 장 스타로뱅스키의 《장자크 루소. 투명성과 장애물》 《자유의 발명 1700-1789/1789 이성의 상징》, 지드의 《좁은 문》 등을 번역했고, 저서로 《자연의 위반에서 자연의 유희로》 《우리 시대의 레미제라블 읽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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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음악은 봇물처럼 들이닥쳐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서는 그곳을 아예 자기 거처로 정하는 것 같다. 이렇게 들이닥친 음악의 물벼락을 맞고 자기를 내주고 음악에 홀려 넋이 나간 사람은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니다. 그는 고스란히 진동하는 현(弦)이며 소리를 울려내는 관(管)인 것이다. 그는 기악주자가 현에 손가락을 짚거나 그 위로 활을 기막히게 그을 때 전율하고 만다. 아폴론 신이 무녀(巫女, Pythie)의 가슴을 가득 채우듯이 오르간의 우렁찬 소리며 하프의 부드러운 악센트는 청중을 온통 장악해버린다. 비이성적인 데다가 심지어 차마 입 밖에 낼 수도 없는 이러한 작용은 진리의 바깥에서 실현된다. 그래서 음악은 논증적인 과학보다는 마법을 더 닮았다.
- Ⅰ. 음악의 “윤리학”과 “형이상학”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에 대한 배움의 우월성과 배움에 대한 실천의 우월성을 동시에 부정하면서 행하기와 배우기는 동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톤타스 포이엔(μαθόντας ποιεῖν, 배운 후에 하는 것)은 지성에 편중된 편견이며, 포이산토스 만타네인(ποιήσαντας μανθάνειν, 한 후에 배우는 것)은 부조리하다. 진실한 것은 포이운타스 만타네인(ποιοῦτας μανθάνειν, 하면서 배우는 것)이나 만타논타스 포이엔(μανθάνοντας ποιεῖν, 배우면서 하는 것)의 동시성이다. 선택하면서 숙고하고, 말하면서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키타라를 연주하면서 키타라 연주자가 된다. 또한 의지(意志)하면서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알랭은 “……시도하면서 배우는 것이지 시도한다고 생각하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시인은 시를 짓기 전이 아니라 지으면서 시를 착상한다. 시에는 사색과 행위를 나누는 빈(空) 공간이 없으며, 이 둘을 나누는 거리도 시간 간격도 없다! 창조하기 위해서는 창조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 자크 드 라 팔리스에게 합당한 이 악순환은 창조가 항상 그 자체로 시작될 뿐 아니라 그 결과로 창조하는 것을 배우는 방법이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창작자는 본질과 존재를 공동으로 두며 실재와 동시에 가능성을 둔다.
- Ⅱ. 비표현적인 “에스프레시보”


러시아 시인 콘스탄틴 발몬트는 “찰나의 환영에서 나는 변화무쌍한 무지갯빛 유희로 가득 찬 세상을 본다”라고 썼다. 이 기분들(humeurs)을 교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는 이미 극히 적은 함량의 유머(humor)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기분이 있다면 여럿의 기분도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서로 번복되는 셀 수 없이 많은 기분도 있는 까닭이다. 웃음은 순간적으로 갠 하늘의 태양처럼 사라지고 눈물이 그 뒤를 잇는다. 그러므로 눈물과 웃음은 파토스적 삶(vie pathique)을 이루는 단순한 에피소드들이다. 마찬가지로 여행 중에 잇달아 떠오르는 모순적인 인상들을 굽어보는 의식은 날마다 일어나는 각각의 인상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발견하고 그런 식으로 감정의 열정적 영원성을 초월한다. 감정은 만성적 상태인 것이니, 의식 전체가 영속적이고 지체되고 느리게 흡수된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가? “아파시오나토”며 비장한 소나타와 교향곡이 불안정한 유머레스크를 내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분은 감상적인 유머레스크에서 스스로 영원하고 절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해학적인 유머레스크(l’humoresque humoristique)에서는 스스로 일시적이라는 점을 안다. 드뷔시의 〈전주곡〉은 정서적 삶을 늦출 시간을 남겨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스트라빈스키의 〈농담〉과 〈고양이의 자장가〉, 에리크 사티의 〈운동과 오락〉에서처럼 페데리코 몸포우의 아주 짧은 소품들, 야나체크의 〈리카들라〉에서 이 간결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강조의 두려움, 주장을 내세우려 들지 않는 근심이다. 드뷔시의 〈악흥의 순간〉이 음악적 순간(instant)이 된 것은 “인상주의”란 이미 그 자체 내부에서 조심스러운 아파시오나토였기 때문이다. - Ⅱ. 비표현적인 “에스프레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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