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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9255878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0-11-07
책 소개
목차
그의 상자
호랑이의 상자
꼬마의 상자
아들의 상자
엄마의 상자
노인의 상자
두 사람의 상자
다른 사람의 상자
친구의 상자
아내의 상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남자는 미소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묘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소원을 가지고 있죠, 그렇죠?”
“네?”
“이렇게 됐으면 어땠을까, 만약 저렇게 했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이런 소원이 이뤄지면 내 삶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은 항상 재미있잖아요. 최상원 씨도 소원이 있죠?”
그는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퍼뜩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남자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내가 가르쳐 줬던가? 그 사이 지하철은 역에 도착하면서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
_「그의 상자」중에서
그는 비참한 기분이었다. 내 인생은 정말 이렇게 끝인가? 나는 정말 아무것도 남긴 것 하나 없이 이렇게 끝을 맞이하게 되나? 하지만 아직 서른 살이니까 내일부터라도 다르게 살면 뭔가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미래는 이렇게 정해진 것인가? 지금 이렇게 내려다보고 있다는 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더라도 변함이 없나? 호랑이에게 물어보면 좋을 텐데. 혹시 바꿀 수 있다면 내일부터라도 뭔가 다르게 살 텐데…….
여기까지 생각했다가 그는 꽥 비명을 질렀다.
“앞으로 정신 차릴 거야?”
시체가 눈을 뜨더니 그에게 물었다.
_「호랑이의 상자」 중에서
“김성현!”
무시무시한 고함에 꼬마는 몸을 움찔했다. 요란한 캐럴 음악 사이에서도 단번에 들릴 만큼 날카롭고 큰 목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손은 꼬마의 어깨를 붙잡았다.
“너 엄마 손 꼭 잡고 다니라고 했지! 어딜 혼자 돌아다녀! 너 죽고 싶어?”
그녀는 무시무시하게 화가 난 얼굴이었다. 당장 자신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 같은 그 표정에 겁을 먹은 꼬마는 필사적으로 말했다.
“엄마 잘못했어. 산타 할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찾아다녔어. 진짜야. 산타 만나고 싶어서 그랬어. 잘못했어.” ……
“얘가 진짜…….”
다시 소리를 지르려던 여자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여자는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힐끗 돌아보았다. 다들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는 얼굴이었다. 요 며칠은 사람들이 너그러워지는 기간이니까. 엄마가 아이를 혼내는 광경이야 흔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아이를 윽박지르는 엄마는 많지 않았다.
_「꼬마의 상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