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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0560
· 쪽수 : 924쪽
· 출판일 : 2018-09-1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5시집 하늘 나는 물고기
제6시집 성문 앞 우물 곁
제7시집 하얀 새
제8시집 머언 집
제9시집 항해, 나의 지중해
제10시집 둥근 시간의 여울 속에서
[발문] 이슬의 시, 鬼神의 시·임우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아직 시를 잘 모른다. 샘물처럼 깊은 곳에서 솟는 예지의 노래로 알 뿐. 그러나 시는 나에게 더듬이(안테나)이며 집게이다. 또한 병원이다. 릴케 말마따나 쓰지 않고는 못 배길 때가 많다. 그때 참지 못하고 쓴다. 시는 감성의 산물이지만 우리 삶의 둘레를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시에 대한 나의 믿음이다. 믿음에 따라 나는 나의 길을 가고 그 길이 우리의 길이 되기를 꿈꾼다.
─ 「시인의 말」 중에서
한울님이 곧 밥이라는 뜻은 밥은 본디 한울님 것이니 고루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울로써 한울을 먹고[以天食天]?한울로써 한울을 화함[以天化天]”! 가난하기 때문에 저녁 밥상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이라면, 분명 그이는 가난하기에 오히려 가난한 밥상을 고루 나누는 이일 것이다. 시적 화자는 그 시절 “허기진 긴긴 여름 해가/ 힘겹게 서산을 넘어가면/ 신새벽에 헤어졌던 식구들이/ 하나 둘 땀 절어 모여들던/ 가난한 저녁 밥상 (……) 해지면 돌아와/ 둘러앉던 가난한 저녁 밥상”의 평화를 그리워한다. 저녁 밥상은 “이제 비어 있고나/비어 있고나” 하고 탄식하지만, 그 탄식은 “코에 닿을 듯 하얀 하늘 한복판의/은하수를 건너/ 쏟아지는 별들을/ 호랑 가득 주워 담다가 잠에 떨어지던”과 같이, 천지만물이 시천주侍天主아닌 게 없는 시천주의 아름다운 알레고리에 의해, 시적 화자는 한울님을 모신 시천주적 존재임을 드러낸다. 조재훈 시에서 별·새·밥은 한울님의 대표적 알레고리이다. 가난한 밥상을 통해 자신이 한울님을 모신 존재임을 각성하고 실천하는 것, 조재훈의 시가 지닌 속 깊은 시적주제라 할 수 있다.
─ 발문 「이슬의 시, 鬼神의 시」 중에서, 임우기(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