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얼굴 질루와 부끄럼쟁이 물고기

1. 부끄럼쟁이
2. 빨간 물고기
3. 밖으로
4. 자전거를 타고서
5. 학교에서
6. 말다툼
7. 빨간 물고기와 나
8. 빨간 물고기와 나와 새 친구들

나도 니콜라 같았으면 좋겠어요. 니콜라는 나의 영웅이에요. 니콜라는 사람들을 볼 때 항상 잘 웃어요. 말도 잘하고요. 선생님이 질문하면 손도 안 들고 벌떡 일어나 술술 대답도 잘해요. 하지만 나는…… 나는 사람들이 날 쳐다보기라도 하면, 또 나한테 말을 걸기라도 하면 토마토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말아요.
난 토마토가 싫어요. 빨간 건 모두 다 싫어요.
토마토 주스, 빨간 연필, 빨간 옷, 빨간 자전거, 빨간 불……. 단, 빨간 물고기만 빼고요.

나는 물고기한테 ‘부끄럼쟁이 빨간 물고기’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부끄럼쟁이가 성이고, 빨간 물고기가 이름이에요.
처음에는 우리 둘 다 서먹서먹했어요. 물고기는 어항 맨 밑바닥에만 있고, 나는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했죠.

우리는 거의 말도 안 하고 겨우 인사 정도만 했어요.
“안녕, 잘 있었니?”
“너도…….”
“안녕, 잘 자!”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