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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350067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6-11-28
책 소개
목차
제1부
흔들리는 미어캣
쉰다섯은 이렇게 간다
죽음의 목적
이러하다
달고나에 대한 순수기억
하얼빈
당고개행
비둘기는 아침에 죽었다
황태 덕장
가는동자꽃
배웅
깊은 곳 복성재
보정산방
미간
꽃
제2부
장항읍
순라길
달력
오십
환승
눈금 글피
떴다방
농어를 먹다
물회, 안티테제마이신
갈곶리 거제
빛난 얼 독구
망통
팽목
내 정직한 원더 걸스
열흘
제3부
서거리깍두기
즐거운 나의 집
개구리참외
봄 틀니 수제비
언 두부
숟가락
새벽
일상
눈
동치미
손 주름
언덕, 1975년
피정
아버지
해설 | 조성순 (시인)·낙백한 영혼에서 떠도는 몸으로 살아가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항읍
1983년식 흐린 알전구 등 아래에서
올려다볼 것이라곤 제련소 굴뚝뿐이었다
개흙 속 펄 짱뚱어만 튀던 읍
돌이키면 선착장 눅눅한 바람 속
폐선 위 웅크린 갈매기들이
치켜든 손가락을 향해 몰려들었지만
손가락이 게워낸 흔적들을 찍어 삼키고는
이내 허공에서 멈춰 돌아섰다
말린 박대들만 읍에 주저앉아 말벗을 청했다
처음 본 청보리밭의 너울거림이
읍 비바람만큼 비리다고 중얼거리면
버짐이 앉은 학생들은 날 신기해했고
역 앞 공터에는 본드 봉지가 뒹굴었다
저녁 둑방 잔새우들만큼 마른 삶들이
하루를 감아 등 휘어지던 곳
생선 몇 마리 배를 가르던 늙은이들과
하구 펄을 넘는 바람은
어김없이 구름 갈매기로 튕겨나갔다
하숙집 무기력한 마루와 대문 앞에서 난
색싯집 화려한 간판보다 홀로 사치스러웠다
골목 진창길에 내리꽂던 삿대질과
배추뿌리만한 허영을 잘라내기 위해
뱃속 개흙들을 또 얼마나 게워내야 했는지
눈밭을 기던 외진 항구 뒤에서
팽목
이제
너와 나의 경계가
아름다워야 할 이유는 없다
두 눈 먼저 찌르고
빗방울이 닿기 전
모든 꽃들은
제 목을 날려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