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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나선 2

이중나선 2

요시하라 리에코 (지은이), 유경주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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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나선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이중나선 2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외 BL
· ISBN : 9791160858105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8-12-31

책 소개

다정한 어머니와 믿음직한 아버지, 상냥한 큰형과 든든한 장녀, 버릇없지만 귀여운 동생을 둔 착실한 성격의 차남 시노미야 나오토는 작지만 평온한 나날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닥쳐온 아버지의 배신으로 가정은 엄청난 고통에 휩쓸리게 되고….

목차

달콤한 독의 미열 6
초대받지 않은 방문자 35
삼자 견제 71
습격 102
파문 132
스캔들 161
유대감 193
형제의 고리 219
후기 246

저자소개

요시하라 리에코 (지은이)    정보 더보기
10월 4일생. 천칭자리. B형. 후쿠오카현 출신, 거주 중. 오오, 마침내 코믹스 1권이 나왔습니다. 만화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가득합니다. 정말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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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저는… 마야마 미즈키라고 해요.”
그녀는 몹시 긴장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자기 이름을 말했다.
“…마야마 씨?”
“네.”
끄덕이는 말투에도 어쩐지 무거운 기운이 담겨 있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은근한 위화감을 느낀 나오토가 물었다.
“…어…. 그런데… 나한테 무슨 볼일이지?”
미즈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눈을 올려 뜨고 나오토를 노려보았다.
“저는 마야마 치사토의 여동생입니다.”
“…뭐?”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나오토도 미즈키가 자신에게 고백하러 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마야마’라는 이름은 전혀 짐작 가는 바가 없어서, 또다른 당혹감을 자아냈다.
그런데 미즈키는 한층 강한 말투로 나오토를 힐난했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그런 건…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전혀 영문을 모르겠는데….’
대체 미즈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나오토는 점점 더 당황한다.
“전… 언니가 행복해지길 바라요.”
그 말에 놀란 나오토는 두 눈을 크게 뜬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 한구석을 스쳐간 것은… 마사키의 얼굴이었다.
‘어쩌면….’
어쩌면 마사키의 화려한 여성관계의 불똥이 튄 게 아닐까 싶어서.
그러자 아까까지의 당황이 단숨에 다른 감정으로 바뀐다.
‘왜 그런 말을… 나한테 하는 거지?’
그것도 교문 앞에 잠복해 있다가. 그런 생각에 목 안쪽이 까슬까슬 경련하는 듯한 불쾌한 기분이 치밀었다.
마사키가 ‘어디의 누구’와 ‘어떤 식으로 사귀든’, 그건 마사키의 마음이고 나오토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런데 트러블의 여파가 때때로 나오토에게까지 미칠 때가 있었다.
마사키의 동생이니까.
고작 그런 이유로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을 알게 되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시야협착증에 걸린 여자들은 제멋대로 소리 높여 주장하고, 당하는 나오토의 입장에서 그게 얼마나 민폐인지는 아무도 생각해 주지 않는다.
뭐, 대개는 마사키와 깨진 뒤 미련이 한가득한 여자 쪽에서 마구 억지를 쓰면서 이러쿵저러쿵 소동을 일으키는 거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동생까지 나오는 패턴은 처음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오토는 당사자의 여동생까지 나서는 게 어이가 없는 정도를 넘어서 정말로 불쾌했다.
마사키의 존재가 나오토의 내면에서 ‘금기’가 되어 버린 지금. 그걸 유일하게 잊을 수 있는 학교생활 속에 갑자기 기습하듯 쳐들어온 것이 기분 나쁘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빨리 돌아가셔서 언니가 계속 제 부모 역할을 해줬으니까… 그래서 언니는 반드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
이런 곳에서 가정 사정까지 들고 나와 봤자 점점 더 불쾌해질 뿐이다. 그걸 왜 모르는 걸까.
그런 이야기는 당사자들끼리 정리하면 되지, 여동생이 옆에서 끼어들 일이 아니다. 그래서 미즈키가 열렬하게 말하면 말할수록 나오토의 마음은 점점 더 차가워져 갈 뿐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걸 제대로 인정해 줬으면 해요!”
아무도 마사키를 속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머니가 아닌 사람을 어머니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당신들의 마음은 알지만, 언니도 이제 와서 억지로 어머니인 척할 생각은 없을 거예요. 이미 4년이나 따로따로 살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제… 됐잖아요?”
나오토의 생각과는 미묘하게 다른 미즈키의 말에 나오토는 문득…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잠깐만….’
어머니인 척하다니 무슨 소리지?
4년이나 따로 살았다니….
‘마 쨩 얘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누구?
마야마 치사토는 대체… 누구랑 서로 사랑한다는 거지?
그 생각을 하자 나오토의 심장은 점점 더 불길하게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당신들의 아버지… 시노미야 씨를 우리가 맞아들여도 괜찮잖아요?”
미즈키가 명확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을 때. 나오토는 뺨을 힘껏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할 말을 잃었다.
‘아… 버… 지?’
그건 마사키가 누군가의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충격이었다.
나오토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신다.
‘왜….’
왜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자신들을 버린 아버지의 이름을 들어야만 하는 것일까.
그러자 미즈키는 자기가 한 말이 나오토에게 큰 충격을 주리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는지, 여기서 물러나면 일부러 쇼난 고등학교까지 와서 나오토를 기다린 의미가 없다는 양 더욱 강조했다.
“시노미야 씨와 우리는 이제 가족이에요. 계속 함께 살아왔어요.”
그리고 자기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눈꼬리를 확 치켜 올리고 다그치듯이 내뱉었다.
“제가 유카리 여고에 붙은 것도 시노미야 씨 덕분이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시노미야 씨와 언니가 아직도 결혼할 수 없다니, 그럼 문제가 있잖아요? 언니는 억지로 호적에 넣지 않고 지금 이대로 있어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하지만… 그런 건 거짓말이에요. 좋아하는 사람과 제대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건… 그런 건 진정한 행복이 아니니까.”
나오토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 시작했다.
‘마야마 치사토.’
방금 처음 들은 그 이름은 얼마나 증오스러운가.
상냥한 어머니가 있고 믿음직스러운 아버지가 있다.
자랑스러운 형이 있고 드세지만 예쁜 누나가 있고.
응석받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동생도 있다.
그런 흔해 빠진 나날의 행복이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변함없이 계속 이어져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아버지가 모두 내던지고 애인에게로 가기 전까지는.
우리 집의 행복을 빼앗아 간 여자.
가족의 유대감을 비롯한 모든 것을 엉망진창으로 찢어발긴 원흉인 아버지의 애인.
그 여자의 이름이 ‘마야마 치사토’라는 것을 나오토는 처음 알았다.
아버지가 집에서 나간 그날부터, 가족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이름은 금지된 말이 되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애인보다,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 손쉽게 자신들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눈앞이 아찔했다.
용서할 수 없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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