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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92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09-18
책 소개
목차
뱀똥
숲속 찻집
아빠 힘내!
똥주
심심해
빈 깡통이 되는 건 싫어
변덕쟁이
왜 그래?
알쏭달쏭 내 마음
아빠 냄새
마음 안에 생긴 비밀
화해
작가의 말
책속에서
“아, 아파. 살살 좀 해.”
아빠가 내 배에 붙은 때를 밀며 너스레를 떨었다.
“와우. 이 때 좀 봐라. 엄청 나오네.”
아빠 손에 밀리는 때와 함께 그동안 내 마음속에 숨겨 뒀던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나왔다.
3년 전에 암 투병을 하다가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가 보고 싶어 날마다 아빠 몰래 울었던 일, 친구들에게 그런 나를 들키지 않기 위해 더 짓궂은 장난을 쳤던 일, 엄마 역할을 해 줘야 할 아빠가 제대로 못 해 답답해서 짜증을 냈던 일, 그런 기억들이 마구 뒤엉켰다.
내 때가 벗겨져 쓸려 나가는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일부러 쿨럭거리며 기침을 하는 척했다.
“밍키, 그만 혀.”
똥개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녀석의 손등을 핥았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 촌스런 개 이름이 ‘밍키’라고 하니까 개가 웃을 일 같았기 때문이다.
“푸하하하하하. 밍키? 똥개면 똥개다운 이름을 지어야지. 밍키가 뭐냐?”
녀석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면서 나를 째려봤다. 그러고는 혼자 씩씩거렸다. 똥개도 제 주인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나를 향해 다시 으르렁거렸다. 은근히 무서웠다. 저런 무식하게 생긴 개는 앞뒤 안 가리고 사람을 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나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그렇지만 녀석 앞에서 무서워하는 모습은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기를 부렸다.
“무식한 똥개 새끼가…….”
채, 내 말꼬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똥주가 똥개 머리를 가볍게 탁, 쳤다. 그러자 순식간에 똥개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어, 어, 거리다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똥개가 앞다리를 내 가슴에 올려놓고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으르렁댔다. 금방이라도 물 태세였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 김보람의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