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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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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마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키스마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683163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1-11-05

책 소개

시인 김성대의 첫 번째 소설. 그가 시를 통해 보여줬던 세계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동성의 사랑, 이별 후에 겪는 감정, 지구 멸망, 외계인의 출현…. 그러나 그 생경함 속에서 툭툭 건드리는 감정들은 이내 우리를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끌어간다. 도저히 상상 불가능한 정점으로.

저자소개

김성대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5년 <창작과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그간 낸 책으로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사막 식당》 《나를 참으면 다만 내가 되는 걸까》 등이 있다.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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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밤이 뒤집어졌다. 밤이 엎질러지듯 전등이 들어왔다. 불빛이 쏟아졌다. 없었다. 그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밤하늘이 비어 있었다. 알 모양의 공백같이.
눈으로 밤하늘을 뒤적였다. 터졌을까. 떨어졌을까. 나타나는 빛이 아니라 사라지는 빛이었을까. 바라보고 바라봐도 없었다. 잘못 본 건지. 착시인지. 착시가 끝난 건지. 내게만 보였던 건지도 몰랐다. 나만 안 보이는 건지도.


나는 너의 생각을 지피는 화부였다. 침묵의 화부였다. 말없이 섹스에 열중하는. 그래야 네가 생각에 몰입하기 좋으니까. 너는 먼 곳을 보고 있었다. 네 눈 속의 먼 곳을. 너는 너의 눈에서 멀어져 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거 같았고 가까이서 멀어지는 거 같았다. 먼 곳도 가까운 곳도 알 수 없었다. 생각을 멈출 수 없는 거 같았다.


제자리에서 시간을 놓치고 있었다. 아침을 놓치고 저녁을 놓쳤다. 나도 놓쳤다. 몸이 멀어지는 거 같았다. 잠결에 몸살이 내리는 거 같았다. 몸살이 내리고 어둠이 내렸다. 어둠이 내리고 머리가 자랐다. 잠 속으로 쏟아진 머리가. 물기가 마르지 않는. 머리가 자랄수록 깊어지는 잠이었다. 꿈속에서도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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