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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언어학
· ISBN : 9791167428608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4-11-29
목차
1장 어원, 어디까지 알고 있니?
1. 어원에 길이 있다
2. 어원을 만나러 가다
2장 말소리, 어디까지 구별해 봤니?
1. ‘ㅏ’ 다르고 ‘ㅓ’ 다르다
2. ‘며칠’과 ‘몇 일’은 어떻게 구별할까?
3. 쥐도 새도 아닌 박쥐
4. 굽은 것을 고치다
5. 김치를 왜 ‘딤채’에 보관할까?
6. 우주를 건너, 세계를 건너
7. 조금 있다 가, 조금 이따가
8. 싫을 때까지 실컷
9. 복날엔 young鷄백숙?
10. 한술 더 떠서 ‘수저, 젓가락’
11. 오른손의 또 다른 이름, 바른손!
12. 개발, 새발... 괴발은 누구 발?
13. 산에 사는 소리, 메아리
14. 가없는 하늘처럼 가이없는 네 마음
15. 밀물이 밀려오면 썰물은 어떻게 가는 걸까?
16. 원형을 그리는 무지개
3장 단어, 어디까지 쪼개 봤니?
1. 품사는 달라도 뿌리는 같다
2. 오타쿠의 한국식 이름, 오덕후
3. 쇠뿔은 소의 뿔, 고뿔은 누구 뿔?
4. ‘틀리다’와 ‘다르다’는 뭐가 다를까?
5. 왜 추석을 한가위라고 할까?
6. 식사를 잡수시려는 마음을 먹다
7. 맙소사, 어원이 보이기 시작하네!
8. ‘누구’의 주격은 왜 ‘누가’일까?
9. ‘부합하다’는 뭐를 합하는 걸까?
10. 눌은 누런 누룽지
4장 의미, 어디까지 변해 봤니?
1. 광주와 부산이 시골이라고?
2. 우두머리는 어떤 머리일까?
3. ‘사랑’이 원래 한자어라고?
4. 애매한 누명을 쓴 ‘애매하다’
5. 황새는 어디가 누레서 황새일까?
6. ‘비싸다’의 ‘비’는 ‘非’일까?
7. 뜨거운 감자
8. ‘괜찮아’는 도대체 정체가 뭐야?
9.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5장 민간 어원
행주치마
인절미
도루묵
명태
참치
안타깝다
소나기
이빨
아줌마
참고 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세상의 만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들꽃도, 하늘에 흩뿌려진 양떼구름도, 벽을 뚫고 나온 낡은 철근도 그곳에 존재하는 저마다의 까닭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도 그렇습니다. 대부분 누가 언제 처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말들을 처음 만든 사람의 수고와 널리 사용해 온 사람들의 협력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말들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회의 역사를 알면 그 사회 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잘 알 수 있듯이, 말도 그 연원을 알면 그 말을 사용하는 이들의 고유한 사고방식과 그 말에 담긴 깊은 뜻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연원을 탐구하는 일은 우리말에 대한 풍부한 관심을 이끌고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여 우리의 언어생활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법을 어렵다고 합니다. 문법은 우리의 의사소통에 쓰이는 말에 작용하는 규칙과 원리로서, 이미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 존재를 부담스러워합니다. 그 규칙과 원리가 너무 심오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요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봄으로써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내재한 의미를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이해의 과정에 도움이 된다면, 복잡한 연출 기법이나 편집 방식, 서사의 문법들을 스스로 공부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작용하는 규칙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모든 말에는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의 내면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서사와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사연을 간직한 말들의 이야기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 말들에 반영된 문법의 내용을 훨씬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은 그러한 동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문법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구수한 옛이야기를 대하듯이 문법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의 해답으로 우리는 어원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어원과 그 어원에 녹아 있는 문법 내용들을 고루고루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처음 계획했던 것만큼 많은 내용을 담지는 못했지만, 첫걸음을 뗐다는 데 의의를 두고자 합니다.
어원으로 문법을 배우고 가르친다는 발상은 그동안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혹은 현실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문법 교육의 새로운 방식입니다. 따라서 이 구상을 실현해 가면서 설렘과 걱정이 늘 함께했습니다. ‘이것이 가능할까’ 하는 스스로를 향한 질문에 의기소침하기도 했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텍스트로 풀어내면서 신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설레는 첫걸음을 통해 문법을 이야기 보따리에 담아 풀어 놓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기존의 문법 내용들을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문법적인 고민거리들을 찾아 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의 문법 설명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들을 소개하여 문법적인 사고의 폭을 넓히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문법 현상에 대해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스스로 문법적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이 책의 내용을 문법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문법 수업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법이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많은 이들이 문법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문법적인 분석력을 발휘하여 우리말을 잘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