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흡혈귀전 : 흡혈귀 원정대

1장 밤의 한가운데에서
2장 누군가 뒤를 쫓아오고 있어!
3장 초가집 안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4장 흡혈귀 연구소
5장 또 한 명의 흡혈귀 감별사
6장 흡혈귀 박쥐 떼의 기습
7장 흡혈귀 원정대 출발

바람은 하늘과 땅을 사정없이 뒤흔들면서 요란하게 불었어요. 하늘엔 흡혈귀 박쥐가 가득했어요. 밤의 한가운데를 가르는 엄청난 소리와 불안한 기운,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못 듣고 못 느낄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깨어 있는 사람은 전혀 없었어요. 동네 사람들은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흡혈귀 박쥐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상한 일이라곤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깊이 잠들어 있었어요. 심지어 옆방에 있는 어머니조차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옆집 고양이가 지붕 위에 올라오기만 해도 번쩍 눈을 뜨는 그 예민한 어머니가 말이에요. 깨어 있는 건 여인과 숙희, 오직 둘뿐이었어요.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뭔가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 제가 무슨 소장이에요? 나이도 어린데다가 천한 백정인데…….”
여인의 대꾸에 깜짝 놀란 임금님은 곧바로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여인아.”
“네!”
“신분과 성별, 나이가 무슨 문제이냐? 우리는 흡혈귀를 상대하고 있다. 흡혈귀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소장을 맡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