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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회과학계열 > 사회학
· ISBN : 979116919109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03-31
책 소개
목차
서문: 전문가와 전문성의 문제
1부 전문성에 대한 도전
1장 전문가의 권위와 전문지식에 대한 회의
전문가, 전문지식
실용주의의 영향
‘두 문화’의 갈등과 과학주의에 대한 저항
포스트모던 과학비평과 페미니스트 인식론의 대두
2장 전문성 붕괴의 원인과 양상
과학의 정치화, 과학자의 확증편향
‘테크노폴리’의 문화적 에이즈
구글과 위키피디아 등장의 의미
3장 전문가와 전문지식의 전통적 개념의 문제
전문가 사회와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비판
지식의 관성과 전문지식의 반감기
인공지능 시대의 전문가 역할
2부 전문지식의 생태학
4장 과학의 권위와 신뢰 변화–과학민주화운동과 ‘시민과학’
과학 공동체와 ‘패러다임’의 공유
과학민주화운동(DSM)–과학민주화를 위한 논변들
지역적 지식과 토착 지식
5장 젠더와 전문지식–장애물로 여겨진 여성 지식인
여성주의 인식론의 의의
전문가로서의 여성?
전문가 사회의 장벽 1–제인 제이콥스(J. Jacobs)의 사례
전문가 사회의 장벽 2–레이첼 카슨(R. Carson)의 사례
전문성에 대한 젠더정치학적 연구
6장 음식, 농업, 의료 분야의 지식–‘기여적 전문성’
음식과 요리에 대한 지식과 영양주의
‘일반인 전문가’로서의 여성농부의 지식과 농업과학
AIDS 환자와 게이 공동체의 ‘기여적 전문성’
3부 전문성의 확장과 “공동체 지식론”
7장 ‘행위자–연결망’과 과학기술자
네트워크의 주도적 행위자로서의 전문가
계산센터와 테크노사이언스의 확장
8장 지식 공동체와 과학의 공동생산 모형
공동체–지식의 생산 장소
장소기반적 지식–‘지역적 지식’
‘거리 과학’의 포용을 향해
맺음말: “유연한 전문화”의 길 – ‘참여적 지식인’과 아마추어 정신
주석
참고문헌
그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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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전문성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 이론적 배경과 전문지식 붕괴의 원인들을 규명하고자 하며, 전문가와 전문지식에 대한 전통적 개념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1장에서 전문지식과 전문가의 권위에 대한 회의를 , , 의 등장에 연결시킨다. 실용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절대적 진리와 객관성에 대한 믿음이 약화됨으로써 그것들로 무장한 것으로 여겨지던 전문가의 권위도 같이 추락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전문지식의 이상이며 범례인 ‘과학’의 이미지에 대한 손상은, 과학주의(scientism)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과학민주화운동, 참여과학 운동으로 촉진되었다.
이와 더불어 ‘과학 문화’와 ‘인문 문화’라는 ‘ 두 문화(two cultures)두 문화(two cultures)’의 대립과 그 한쪽의 지배나 우월성을 지지하는 양 진영의 지식인들의 대립 구도에 대해 고찰한다. 페미니즘은 토착 지식과 그 소유자인 여성에 대한 착취를 비판해왔다. 페미니스트 과학비평가들은 가부장적인 과학자와 전문가 중심의 과학지식을 비판하며, 그에 대비되는 여성의 지혜와 실천적 지식인 ‘ 메티스(metis)메티스(metis)’를 내세웠다. 과학민주화를 위한 논변들과 페미니스트 인식론의 논변은 2부 <전문지식의 생태학>에서 연장되어 다뤄지며 1장에서는 전문성에 대한 도전의 배경으로서만 고찰된다.
2장에서는, 앞 1장에서 본 지성사적 흐름을 떠나, 전문성의 붕괴와 전문지식의 종말을 불러오는 직간접적인 원인들에 대해 다룬다. 먼저 과학의 정치화, 과학자들의 확증편향을 지목한다. 또한 포스트먼(N. Postman)닐 포스트먼(N. Postman)이 말한 “ 테크노폴리(technopoly)테크노폴리(technopoly)의 ‘문화적 에이즈(cultural AIDS)’라는 병”이 가져온 위해에 대해 확인하고자 한다. 테크노폴리는 과학과 기술의 신격화로 빚어지는 문화인데, 이것이 불러온 질병적 양상에 대한 비판이 전문지식에 대한 경고음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이 누구라도 구글을 통해 손쉽게 전문적 지식과 정보에 접할 수 있게 되며, 또한 위키피디아(Wikipedia)위키피디아(Wikipedia)가 보여주듯 지식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됨으로써, 전문가의 지위는 더 추락하게 된다.
3장에서는, 앞 두 장을 통해 지성사적 조류와 또 전문지식을 둘러싼 내외부의 원인들에 의해 전문성이 도전받고 있음을 살펴본 것에 이어, 전문가 사회에 대해 그리고 전문지식 자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개념을 다시 들여다보고자 한다. 여기서 전문가 특히 과학자와 기술관료의 지배와 독점권에 대한 파이어아벤트(P. Feyerabend)파이어아벤트(P. Feyerabend)와 일리치(I. Illich)일리치(I. Illich)의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의 이미지란, 지식의 탄생과 전이와 소멸을 인정하지 않고 지식을 영원히 옳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낡은 지식에 매달려 “지식의 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브스만(S. Arbesman)이 들려주는 ‘ 전문지식의 반감기전문지식의 반감기’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또 인공지능(AI)이 전문가들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가와 전문지식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전망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전문가는 탈신비화될 것이며, 전통적인 전문직은 해체되게 된다. 이때 전문지식이 전문가의 표식일 수 없고, 사회 전체와 특정 공동체들이 (실용적인) 전문성을 공유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 논의에서 출발해 다음 2부에서 지식의 특성, 생태학적 특성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계기가 마련된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전문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생태학적 고찰을 하고자 한다.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어온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의 사례와 아마추어이자 참여적 지식인들이었던 사람들의 기여에 대해 여기 2부에서 해명한 후, 3부에서 전문성 확장을 주장하는 이론적 정당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3부에서는 “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과 과학-시민 사이의 과학적 지식 생산의 공동작업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4장에서 과학적 지식의 권위와 신뢰 변화의 모습들, 과학민주화(DSM)를 위한 논변들을 다룬다. 또한 과학과 대립되는 것으로 종래에 여겨지던 ‘지역적 지식’과 ‘토착 지식’의 개념에 대해 재조명한다. 더불어 토착 지식의 몇 가지 사례와 과학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5장에서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자들이 주장한 젠더와 전문지식의 관계를 다룬다. 남성으로 이루어진 전문가 사회의 장벽에 대해, 제이콥스(J. Jacobs)제인 제이콥스(J. Jacobs)와 카슨(R. Carson)레이첼 카슨(R. Carson)의 사례를 대표로 들어 논의한다.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왜 그것이 가치가 있는지를 규명한다.
6장에서는 음식, 농업, 의료분야의 지식을 전문지식, 과학과 대조해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의미의 전문성 즉 ‘ 기여적 전문성(contributory expertise)기여적 전문성(contributory expertise)’을 끌어들이려 한다. 음식 만들기와 농사에서 두드러진 여성의 지식과 기술의 내용에 대해 해명하고 그 가치를 논한다. 음식과 조리에 대한 전통문화를 반영하는 여성의 지식이 무시되고 전문 과학적 지식인 영양학이 자리 잡음에 따라 그 안의 전문가주의의 폐해가 드러남을 말한다. 영양주의(nutritionalism)영양주의(nutritionalism)는 환원주의적 과학의 신념이며, 음식과 식사에 관련된 여성의 지식을 배제하면서 동시에 식사와 관련된 역사와 전통가치를 망각케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 농부의 지식도 농업과학으로 수용되지 못한 연유와 현황을 논의한다. 시민의 ‘ 일반인 전문가(lay expert)일반인 전문가(lay expert)’로서의 결정적 역할은 AIDS 환자와 게이 공동체가 기여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3부에서는 이 책이 전문성 이슈에 대해 일종의 처방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바, 전문성의 확장과 “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공동체 지식론”을 다룬다. 7장에서 라투르(B. Latour)라투르(B. Latour)가 제창한 ‘ 행위자-연결망 이론(ANT)행위자-연결망 이론(ANT)’에 의거해, 인간과 비인간과의 동맹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여기서 특히 연결망의 중심에 있는 ‘계산센터’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의 수행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행위자-연결망 속에서 전문가는 독립되고 고립된 존재일 수 없다. 과학자와 기술자는, 연결망 내의 인간-사물 행위자들을 대변하고, 이해관계를 번역하여 동맹자들을 가입시킴으로써 연결망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라투르의 과학인류학적 연구는 과학자와 그의 실행에 대한 우리의 통념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테크노사이언스의 행위자이기도 한 시민의 기여에 대해, 전문적 네트워크의 확장에 대해 우리가 다른 관점을 취해 볼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8장에서는 “ 유연한 전문화(flexible specialization)유연한 전문화”를 제안하기 위한 토대로 지식, 공동체, 장소(도시/지역)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 논의한다. 일반 시민의 ‘지역적 지식’이 무엇이며 어떻게 생산되는지, 과학자의 ‘글로벌 지식(global knowledge)’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봄으로써 전문성의 확장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일종의 “ 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을 구축해보려 한다.
‘전문성’을 폐쇄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확대시키는 일은, 전문지식을 일반 시민이 공동체에서 생산해낸 지식과 연결시키는 일이다. 이는 곧 비전문적인 것으로 간과되어 왔던 지역적 지식의 생산자인 공동체 성원들을 ‘’로 인정하는 모델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시민들이 공동체의 삶에서 겪은 경험과 문화전통에 기반한 그리고 적절한 시험을 거친 지식은 코번(J. Corburn)코번(J. Corburn)이 말한 ‘ 거리 과학(street science)거리 과학(street science)’이라는 다른 브랜드 과학의 토대로, 기존의 과학과 연결되고 정책적으로 채택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맺음말을 통해, 전문가의 쇠락과 전문지식의 위기에 직면하여 전문가의 독단과 ‘ 엘리트주의(elitism)엘리트주의’의 폐해를 벗어나는 새로운 대안으로서 전문성을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이것은 특권과 권위 아닌 오로지 지식생산을 위한 전회이자, ‘전문가’에서 ‘참여적 지식인’으로의 전향 또는 회심에 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필자의 궁극목표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위험한 전문가주의를 경계하는 것이고, “공동체 지식론(community knowledge thesis)공동체 지식론”이라는 논제를 제시하는 일이다. 이 책이 제안하는 지식공동체에서는 종래의 전문가, 즉 폐쇄적 권위를 누리는 편협한 전문가 대신,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는 “ 참여적 지식인참여적 지식인”이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특권과 권위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과학 지식의 공동 생산과 창조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지므로, 필자는 이 전회를 “ 유연한 전문화(flexible specialization)유연한 전문화(flexible specialization)”의 길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머리말 중에서
전문가는 지식과 경험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이며, 창의성과 직관, 통찰력에 있어서 탁월한 사람으로 정의되어 왔다. 누군가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은 그의 천재성,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가 뚜렷한 방향감각을 가지고 헌신해 왔음을 의미하며, 그의 성공은 적절한 교육과 훈련의 산물이다. 허버트 사이먼(H. Simon)에 의하면, 중요한 주제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학습자는 약 5만 개의 관련 정보에 접하며, 이런 양의 정보를 소화하기 위해 보통사람은 10년이 필요하다. 에릭슨(K. A. Ericsson)도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되려면 10년이 걸린다”는 법칙을 제시했는데, 이는 음악, 과학, 골프 등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에 대한 연구에서 이끌어낸 것이다.
그런데 에릭슨에 의하면 그 10년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접해야 하는 정보의 양 때문에 요구되는 시간이 아니라, 의식적인 연습을 하면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걸리는 기간이 1만 시간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10년에 걸친 고된 훈련의 결과가 전문가(expert)전문가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경우 더 빠른 지름길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예컨대 과학적 요리법인 ‘분자 요리’, 기사처럼 보이는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 등을 선도적으로 개척한 사람들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지위는 개인적 선택이나 편의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자기 분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전문가는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이며, 특정 분야의 새로운 발전을 산출하는 데 기여하는 특권을 누리고, 그 분야의 규범 형성에도 주도적 위치를 차지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특정계층이나 성별에 대해 생략되거나 차단된다면, 그들은 전문적 지위를 누리기 어렵고 단지 전통의 전수에만 참여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