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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1470839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4-08-12
책 소개
목차
지각 대장 박모범
멍청이, 똥 멍청이
거미 장례식
2학기
이상한 생일잔치
자장면 먹기 시합
결석
진짜 친구
리뷰
책속에서
이상한 생일잔치
“이태민! 오수정! 롱롱이 알지?”
모범이는 식탁 위 방석에 앉아 있는 롱롱이를 가리켰다.
“뭐야?”
“그 거북이잖아.”
수정이가 반가운 얼굴로 달려갔다. 태민이는 아직도 거북이가 무서워 멈칫했다.
“오늘은 롱롱이 생일이야.”
“뭐라고?”
“너 생일이 아니야?”
수정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범이 엄마가 거북이 모양의 케이크를 식탁에 올려놓았다.
“얘들아, 어서 앉으렴. 멍군아! 너도 롱롱이 축하해 줘야지.”
개 이름을 부르자, 개가 껑충 뛰어와 식탁 의자에 앉았다.
“얘들아! 롱롱이 생일 축하해 주러 와서 고맙다.”
수정이가 모범이를 노려봤다.
“박모범, 사과해!”
수정이가 씩씩댔다. 얼굴도 빨개졌다.
“넌 처음부터 우리를 놀려 먹은 거야. 엘리베이터 고장이라고 장난쳐서 20층까지 걸어오게 하고 거북이 생일이라고 말 안 했잖아.”
“그게 뭐?”
모범이는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다. 친구들도 롱롱이를 좋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수정이가 막 화를 냈다.
“박모범 사과해! 빨리.”
수정이는 장난만 치는 모범이가 얄미웠다.
“20층까지 걸어 올라오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태민이는 괜히 고개를 숙였다. 모범이가 잘못했는데 마치 자기가 야단맞는 것 같았다.
“왜 화내고 그래.”
모범이는 자기 마음을 몰라 주니 더 섭섭했다.
“롱롱이 생일 축하해 주는 게 그렇게 싫어?”
“그보다 거짓말로 장난치는 건 나쁜 거야. 사과해!”
수정이는 까불기만 하고 장난만 치는 모범이 같은 친구는 싫었다. 태민이는 숨소리도 내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모범이는 친구들이 갈까 봐 조금 겁이 났다. 생각해 보니 엘리베이터 고장은 조금 심한 것 같았다.
자장면 먹기 시합
수정이에게 자장면 먹는 건 정말 쉬운 일이었다. 집에서도 두 그릇은 늘 먹었으니까. 수정이는 집게에 자장면을 돌돌 말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말았다.
“직진!”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서너 번 씹으니 자장면이 입속에서 사라졌다.
“정말, 맛있어.”
자장면을 꿀꺽 삼키고 다시 집게로 돌돌 말았다. 모범이는 그런 수정이를 보니 괜히 조금 겁이 났다.
“오수정! 천천히 먹어야지. 목이 꽉 막히면 어떡해.”
수정이는 모범이 말을 무시했다. 다시 집게로 자장면을 돌돌 말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수정이의 입속으로 자장면이 쏙 들어갔다.
“심판! 심판!”
모범이는 정말 겁이 났다. 어쩌면 수정이가 자장면을 먹다 기절할 것만 같았다. 모범이는 식탁을 쾅쾅 두드렸다.
“심판이 도와주어야지.”
태민이는 절대 모범이 편을 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시합 중입니다. 선수들은 당당하게 시합하세요.”
태민이는 모범이 말을 무시했다.
모범이는 진짜 겁이 나서 자장면 시합이 싫어졌다. 더 솔직히 자장면 먹기도 싫었다. 자장면 대신 고기나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다. 그사이 오수정이 자장면을 다 먹어 치웠다.
“시합 끝.”
태민이가 외쳤다.
“반칙이야. 내가 심판을 불렀잖아, 내 말을 무시했잖아.”
모범이는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게 더 속상하고 짜증이 났다. 그런데 오수정이 또 뭐라고 했다.
“거짓말쟁이 박모범! 넌 한 그릇도 못 먹는구나.”
수정이는 박모범하고 자장면 먹기 내기한 걸 후회했다.
“다시는 너랑 내기 안 해. 징징거리고 떼쓰고 아기도 아니면서!”
“그게 아니라 네가 자장면을 먹다가 기절할까 봐 겁났다고!”
“변명하지 마! 이 동영상이 증거야.”
“넌 바보야!”
모범이는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수정이가 섭섭하고 화가 났다. 오수정은 모범이가 정말 모자란 아이 같았다.
“뭐 저런 애가 있어.”
수정이는 집게를 챙겨 들고 일어났다. 태민이는 주춤거리다 얼른 수정이 뒤를 따라 나왔다. 멍군이 혼자 현관까지 따라왔다가 들어갔다. 모범이는 훌쩍 콧물을 삼켰다.
“친구들은 내 마음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