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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1471232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25-05-20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두부의 모험
김
눈물 만두
볶음밥과 친구들
모두 다 섞인 종합 음식 나라
음식물 쓰레기 공룡
마치며
책속에서
두부의 모험
두부는 생각했어요.
‘이번이 내가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그래, 그동안 충분히 쉬었으니 빨리 도망치자!’
하지만 엄마는 그 짧은 사이에 고민을 다 끝냈는지 부엌칼을 번쩍 치켜들었어요.
두부는 하마터면 ‘꽥!’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그런데 또 한 번 천만다행 만만다행이지 뭐예요.
“아이고, 왜 하필 이럴 때 오줌이 마려우냐?”
엄마는 다시 칼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달려갔어요. 어디긴 어디겠어요, 화장실이죠.
이때를 놓치지 않고 두부는 재빨리 도마에서 내려갔어요. 그러고는 부들부들한 몸을 꾸무럭꾸무럭 움직여 싱크대 아래로 달아났어요.
“휴, 난생처음으로 걸으려니 무척 힘들군.”
두부는 바닥에 온몸을 질질 끌며 화장실 반대편으로 서둘러 기어갔어요. 가다가 잠깐 돌아보니 지나온 길에는 물 자국이 줄줄 남아 있었어요.
“휴, 땀이 정말 많이 나는군. 시간이 많으면 저걸 다 닦으면서 도망칠 텐데……. 뭐 어쩔 수 없지.”
두부는 아쉬워하며 걸음을 재촉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자기 걸음이 너무 느렸어요.
“휴, 이렇게 느려 터져서야 어디 숨을 수나 있을까?”
두부는 그동안 냉장고 속에서 운동하지 않고 마냥 쉬기만 한 걸 후회했어요.
모두 다 섞인 종합 음식 나라
하루는 햄피 나라에서 잔치를 벌이다가 케첩이랑 머스터드가 고큰 나라에 왕창 튀었어요. 고큰 나라에서도 햄피 나라에 참기름과 들기름, 후춧가루, 고춧가루가 튀었고요. 이것 때문에 두 나라 사이에선 전쟁이 벌어졌어요.
무기는 총과 칼 따위가 아니라 포장지, 숟가락, 뒤집개, 빨대, 식용유통 이런 것들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 전쟁처럼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엉망진창 난리법석 아수라장이 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나중에 보니 햄버거 몸에 김치 조각이 들어가고, 부침개 몸에 올리브 토핑이 얹히고, 해장국 속에 치즈 패티가 들어가고, 피자 위에 콩나물무침이 잔뜩 얹혀 있기도 했어요.
“아아, 안 되겠어. 싸움을 그만둡시다!”
“그래요, 이러지 말고 제발 평화롭게 삽시다.”
이렇게 해서 전쟁은 끝나고 두 나라 사람들은 모두 한데 어우러져 살게 되었어요. 이 집도 내 집이고 저 집도 내 집이고, 얘도 내 딸이고 쟤도 내 아들이고……. 이렇게 해서 두 나라는 모두 한데 섞이고 어울려 완전 종합 선물 세트, 아니 종합 음식 나라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