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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술/음료/차 > 다도/차
· ISBN : 979117168124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12-26
책 소개
아직 해 뜨기 전, 새벽 5시 30분.
서둘러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경주 초입에 있는 다다티하우스에서 《가을빛 겨울차》에 수록될 40종의 차와 5명의 작가들 프로필을 촬영하는 날이다. 오전 9시부터 촬영하기로 약속한 터라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고속도로는 한산했고, 다행히 늦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다티하우스의 주인이자 ‘한국약선차꽃차연합회’ 회장인 이은주 작가가 반갑게 맞아준다. 부산, 김해, 마산에 티하우스를 열고 활동하는 4분의 작가분들은 아직 도착 전이다.
다다티하우스는 말 그대로 찻집이다. 차가 많이 있어 ‘다다(多茶)’라고 붙였다는 설명처럼 온갖 차들이 선반에 그득하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온갖 다기들, 대충 찍어도 그림이 나올 것 같은 찻집이다. 오전 9시 블라인드 틈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이 따뜻하다.
조명 세팅과 테이블 세팅을 마치는 동안 작가님들이 속속 도착했다.
우선 작가님들의 프로필 촬영부터 시작했다. 다다티하우스가 위치한 곳은 얕은 산들로 둘러싸인 곳이고 주변에는 연탄난로와 야외 파라솔 등의 소품이 있고 곳곳에 나무가 심겨져 있어 사진 찍기 그만인 곳이다. 개인 프로필과 단체 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차 촬영에 들어갔다.
한 작가가 가을 차 4종류, 겨울 차 4종류에 대한 에세이와 레시피, 활용법 등을 맡아, 총 40여 가지의 차를 소개한다.
발효생강차, 천일홍 꽃차, 헛개열매차, 로즈마리차 등 카페에서도 맛볼 수 있는 차부터 처음 들어본 차까지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소개된 차는 모두 다섯 명의 작가들이 직접 덖어서 제다한 수제차라는 점이다.
가을 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찻잎과 열매, 뿌리가 거치는 여러 과정-데치고, 덖고, 숙성하고, 발효되는 시간-마다 계절의 숨결과 차인의 마음이 스며든다.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땅의 풍요와 바람의 선선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그 안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낸 조화로운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겨울에는 차와 약선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예부터 사람들은 계절의 냉기를 이겨내기 위해 몸을 데우는 재료로 차를 즐겼다. 생강은 얼어붙은 기운을 풀어주고, 귤피는 목을 부드럽게 감싸며, 대추와 계피는 몸의 중심을 따뜻하게 지켜주었다. 인삼차와 쌍화차는 기운을 북돋워주는 보약 같은 차로, 겨울의 일상을 든든하게 지탱해 준다.
작가들이 쓴 차 소개글을 보면 차에 얽힌 사연도 다양하다. 어린 시절 부모님 또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서린 차,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스승, 가족과의 추억이 서린 차, 힘든 시절 나를 위로해 준 차. 차는 이처럼 작가들에게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해 준 친구와도 같은 존재였다.
모두 분주히 움직여 준 덕에 40여 종의 차 촬영을 늦지 않게 마쳤다. 마음 같아서는 오랜만 방문한 경주 느긋하게 둘러보고 올라가고 싶지만, 내일 일정이 빠듯하니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린다. 귀하게 대접받은 맛난 점심식사와 촬영 틈틈이 마신 따뜻한 차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 책 《가을빛 겨울차》는 ‘한국약선차꽃차연합회’의 이은주 협회장과 보감차문화원 이민정 원장, 티룸깃비 김미연 원장, 행담차문화원 신주영 원장, 동백차문화원 김종숙 원장이 함께한 가을 차와 겨울 차의 이야기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피고 자라는 산야초와 꽃으로 가을과 겨울의 차 이야기를 채웠다.
커피를 주종으로 하는 카페의 홍수 속에서, 가끔은 커피 대신 신토불이 산야초와 꽃으로 만든 우리 차를 음미하며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목차
프롤로그 _ 그런 시간이 당신에게도 있다면 _ 3
그 해 가을이 우리에게 주었던 감정 풍경
이민정
감기 기운이 올 때, 자연의 처방 발효생강차 _ 19
그대가 생각나는 가을, 천일홍 꽃차 _ 25
밤새 지친 몸을 깨워 주는 회복차, 헛개열매차 _ 33
향으로 감싸 안는 로즈마리차 _ 41
김미연
기와 혈을 조화롭게 해 주는 쌍화차 _ 51
당뇨명차 발효돼지감자차 _ 57
뼈에 쌓인 노폐물 제거에 좋은 단풍잎 발효차 _ 63
숙면에 좋은 국화차 _ 71
신주영
없는 기운도 올려주는 십전대보차 _ 83
늙기 싫다면 구기자발효차 _ 89
치매예방에는 은행잎차 _ 95
눈에 좋은 메리골드 꽃차 _ 101
김종숙
기관지에 좋은 약선차 도라지발효차 _ 113
무수리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 야관문 발효차 _ 121
폐 건강을 지키는 약선차, 맥문동 발효차 _ 127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구절초차 _ 135
이은주
커피 향의 아름다움을 잔 속에, 작두콩 커피 _ 147
서리맞은 뽕잎 발효상엽차 _ 155
잔 속에 번지는 붉은 정원, 눈 맑음차 맨드라미 꽃차 _ 161
멋을 아는 산국 스틱차 _ 167
사계절을 마무리하는 가치들의 겨울 풍경
이민정
피를 맑게 면역력을 높이는 발효연근차 _ 177
두통과 진통에 좋은 순비기열매차 _ 183
관절에 좋은 목과관절차 _ 189
피부미용에 좋은 윤기보습차 보음차 _ 197
김미연
기관지 기침에 최고 명약, 무 발효차 _ 203
여성건강에 좋은 노박열매차 _ 211
기침에 좋은 곰보배추 발효차 _ 217
기의 막힘을 서서히 풀어주는 으름덩굴차 _ 225
신주영
땅속의 장어, 우엉차 _ 233
피부를 늙지 않게 하는 호박차 _ 241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황칠잎차 _ 249
소화촉진에 좋은 귤피차 _ 255
김종숙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갈근해독차 _ 261
활력을 올려주는 오가피열매차 _ 269
수분 없는 피부에 탄력을 주는 명로미인차 _ 275
목을 보호하고 기침을 억제하는 생강모과차 _ 281
이은주
속까지 붉게 피어나는 혈관청소부, 비트 차 _ 289
면역력을 올리고 염증을 잡는 연교차 _ 297
백 가지 병을 낫게 하는 백년초차 _ 303
피부에 좋은 미인동안수차 _ 311
에필로그 _ 다시금, 삶 _ 319
리뷰
책속에서

천일홍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꽃잎’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사실은 색깔을 띤 포엽(꽃을 감싸고 있는 깍지)이라는 점이다. 이 포엽 덕분에 꽃차로 덖거나 건조해도 색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었을 때도 오래도록 선명한 색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천일홍은 정원에서 볼 때도 아름답지만, 다 마른 뒤에도 여전히 책상 위, 찻상 위에서 색으로 계절을 전해 주는 고마운 꽃이다.
15년 전, 저와 딸아이의 건강을 위해 본격적으로 약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의 산과 들을 다니며 식물의 계절과 생태를 익히고, 직접 채집한 재료들로 차를 만들고 생활용품을 만들어 쓰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가족을 위한 작은 실험이었지만, 차를 마신 이웃들의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점차 ‘함께 나누는 차’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부모님께 배운 전통 방식인 9증9포 무 발효차를 시작으로 발효의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발효차를 연구하며, 유익균을 활용한 과학적 발효 기법을 접목해 더욱 깊고 건강한 차를 개발했습니다.
저에게 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땅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이자, 자연이 전하는 치유의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차 한 잔을 만들 때마다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산과 들에서 얻은 재료를 손질하고, 불과 시간, 공기와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귀 기울이며, 사람의 몸에 가장 이로운 상태로 완성되는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