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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681181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5-11-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길 위에서 만난 차의 땅
환영과 환난 사이에서
녹색의 땅 귀주
제2부 도균, 모첨의 푸른 찻잎
세상의 모든 바람을 맞는 곳
나사각 바람에게 배우다
하얀 털, 꾸불꾸불 - 도균모첨 차밭에서 보낸 하루
수태와 대나무 밭
제3부 봉강, 선인령의 바람
신인령의 차 공장 견학기
다원에서 찍은 체험 삶의 현장
제4부 귀양의 기억, 도균의 불빛
갑수루와 백자교
귀주성에서 만난 천복명차
석판가 - 걸으며 듣는 묘족의 시간
제5부 칭탕촌 고차수 - 능선 위의 차향
칭탕마을 사람들
칭탕마을 뚜윈홍
제6부 미담, 다예사의 흑차
미담 - 다예사 향옥 선생님의 마당에서
향옥 선생의 다예, 몸이 기억하는 다법
유차탕 - 차가 국이 되는 아침
제7부 끝없는 차의 바다
만무차해의 찻잎, 어디로 가는가?
귀주성 차공업박물관 - 공장의 시간, 국가의 기억
제8부 배움과 회고
귀주성 농학과학원 - 차 연구의 산실
화시구 주안 현대 고효율 차 시범단지 - 고차수다원
귀양 삼림공원, 희원서원에서 마신 오후
제9부 귀주에서 배운 삶의 지혜
같은 산 다른 차
차는 산을 닮고, 사람을 닮는다
부록 메이탄에서 본 ‘전통에서 산업으로’ - 차, 한 문명의 걸음을 따라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열세 번째 중국 차 기행. 인천을 떠난 비행기는 상하이에 닿았고, 귀주행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전, 나는 또다시 출입국 심사대에서 불려 나왔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중국에 들어 올 때마다 자주 있는 일이라 이젠 익숙하다. “무슨 일인가요?”라고 물으면, 담당자는 늘 “별일 아니다.”라고 답한다. 그렇지만 매번 공항 구석의 어느 장소에서 2차 심사를 받으며 이마를 들어 보이고, 귀를 열어 보이며 신원 확인을 거치는 시간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여행의 문턱을 넘는 일은 때때로 이렇게 작지만 긴장된 절차를 포함한다.
녹색의 땅은 이미 많은 것을 준비해 두었다. 층층이 해발의 선명함, 석회암의 미네랄, 안개의 머무름,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교감. 밤낮 온도 차이 모두 차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내가 할 일은 그 여정을 귀 기울여 듣고, 손끝으로 더듬고, 잔 속에 번역하는 일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시내에서 차산으로, 차산에서 다시 사람으로. 여정의 흐름은 계속 바뀌지만, 차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다. 차 한 잎. 그래서 첫 장은 공항에서 시작한다. 롱동바오의 유리 벽에 비친 내 모습과 활주로를 스치는 낮은 바람, 낯선 사람이 모여서 일행이 된 우리, 그 사이에 서서 다짐한다. 산이 허락한 만큼, 잎이 가르쳐 준 순서대로. 또렷이 보고 잘 기록하리라. 다음 페이지에서는 도균(두윈)의 차밭으로 향한다. 6만5천 싹이 모여 한 근이 된 모첨의 하얀 털을 손끝으로 확인하고, 따가운 봄 햇살의 온도를 기억하며, 불의 가르침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