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상담실에서

대학생 내담자가 학습 및 진로 영역에서 고민하는 전형적인 주제들을 가상의 사례로 만들어, 실제 상담 장면을 보듯이 대화를 구성했다. 상담 목표, 상담 전략, 상담 기법은 축약하여 상담자 언어에 담고자 했으며, 상담자의 중요한 개입은 박스 형태와 간략한 활동지, 척도형식으로 담았다.

우리는 대학의 상담자로 대학에서 다양한 주제의 상담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상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우리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대학생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일으키는 ‘학습’과 ‘진로’였습니다. 마음은 조급한데 이루어 놓은 건 없는 것 같고, 잘못된 선택일까 봐 두려워 결정은 어려워집니다. 이미 늦은 것 같은 자책감.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감…. 아마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대학 경험을 통해 이 사회에서 내가 과연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분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점점 더 완벽해지라고 요구하는 세상. 나만 실패하게 될까 두려워지는 마음. 잘 살아가고 싶어 공부를 하고 직업을 가진다지만, 행복에도 서열화가 생기고 사회의 암묵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고통 속으로 내몰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학점, 장학금, 성과물, 인턴 지원 등과 연결된 학습의 영역, 적성, 흥미, 취업, 생계와 연결된 진로의 영역은 삶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여겨집니다. 부담감, 압박감, 불안, 좌절감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커지게 되죠. 상담자인 우리는 이러한 대학생 내담자들의 생존-싸움의 고통을 생생하게 만납니다.
대학에서는 초, 중, 고등학교에서의 학습보다 더-더-더욱 자기주도성이 강조됩니다. 모두가 같은 수업을 듣고, 학습과 생활의 전반을 누군가 알려주던 시절과는 달리 스스로 학습할 과목을 정해서 수강신청을 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때문에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 평가의 과정을 만들어 가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자유의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만큼 자기 관리의 책임이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 학습 방법과 전략,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취업 후 직업 적응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면 학습 및 진로 상담에 온 대학생 내담자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영상을 보고 거기에서 자신의 이유를 찾으려는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까요? 또 학생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더 유익할까요? 어떤 대화를 통해 상담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자들 역시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기본 관점은 상담에서 대학생 내담자들과 학습과 진로를 대하는 삶의 태도를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삶의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워나가려는 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탐색하며 강점을 찾는 태도가 결국 대학이라는 하나의 사회에서 배우는 ‘학습과 진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관점을 바탕으로 저자들은 대학상담 현장에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전형적인 주요 고민 주제들을 선정했습니다.
이를 간단한 가상의 사례로 만들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화의 형태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즉, 이 책에서는 대학생 내담자가 학습 및 진로 영역에서 고민하는 전형적인 주제들을 가상의 사례로 만들어, 실제 상담 장면을 보듯이 대화를 구성했습니다. 상담 목표, 상담 전략, 상담 기법은 축약하여 상담자 언어에 담고자 했으며, 상담자의 중요한 개입은 박스 형태와 간략한 활동지, 척도형식으로 담았습니다. 물론 실제 상담에서는 활동지나 척도를 직접 활용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가지만, 내담자들의 고민 유형에 맞춘 상담 기법을 더 명료하게 제시하기 위해 표나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누구든지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말이죠! 학습과 진로에 관한 생각이 과제처럼 여겨지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활동으로 인식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김영아 상담자는 1장 학습동기, 4장 집중력, 5장 호기심, 6장 자기이해 영역을 기술하고, 장혜선 상담자는 2장 시간관리, 3장 효과적인 필기법, 7장 성취감, 8장 직업적응을 기술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이 아래와 같이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선생님들에게 추천합니다.
・ 내담자의 막막한 어려움 호소에 어떤 말로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담자
・대학생 학습과 진로상담 영역에서 구체적 솔루션이 궁금한 상담자
・ 코칭, 컨설팅, 단회 상담 등을 기대하는 대학생 내담자를 만나게 된 상담자
이렇게 활용해주세요.
・ 대화 중 박스로 표시한 주요사항을 확인해주세요. 상담의 질을 점검하는 한 줄이 되어줄 것입니다.
・ 대학생 내담자가 자주 호소하는 주제와 상담자의 전략이 활동지와 척도 형태로 제시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한 문장, 한 문장이 상담자의 언어가 됩니다.
・ 초보 상담자라면 상담사의 질문과 반응을 확인하세요. 처음 누군가의 말을 따라 연습하는 것은 이후 자신만의 상담 언어를 만드는 기초가 됩니다.
저자들이 상담 현장에서 해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고민과 비슷한 길에 있을 동료 상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내담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의 원고를 반짝이는 마음으로 살펴봐주신 출판사 박영스토리의 이선경 부장님, 조영은 대리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지도교수님이신 이종연 교수님, 안귀여루 교수님, 저자들을 대학상담자의 길로 초대해주신 박제일 교수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저자들이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는 사랑하는 가
족들에게도 이 기회를 빌려 고마움을 전합니다.

2025년 11월
김영아, 장혜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