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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범계열 > 교육학 일반
· ISBN : 9791172792190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6-03-30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범계열 > 교육학 일반
· ISBN : 9791172792190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6-03-30
책 소개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이미 학교 안에 존재하던 관심과 역할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새로운 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책임을 다시 모으는 일이다. 학교가 이미 떠안고 있던 부담을 구조적으로 나누는 정책이어야 한다.
프롤로그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아침마다 교문 맞이를 하기 위해 교문 앞에 서 있으면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재잘거리며 매일이 행복할 것 같은 아이들은 비슷한 시간, 같은 교문으로 등교하지만, 아이들이 안고 들어오는 하루의 무게는 결코 같지 않다. 어떤 아이는 또렷한 눈으로 인사를 건네고, 어떤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지나간다. 어떤 아이는 교문을 넘기 전 이미 한숨을 내쉰다. 그 짧은 순간에 아이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늘 그 이야기를 충분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해 왔다.
나는 참으로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왔다.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관리자로 학교를 운영했으며, 교육의 이름으로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속에 반복해서 떠오른 질문은 늘 비슷했다. 왜 이 아이는 이렇게 힘들어할까? 그런데 왜 결국 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문제는 담임교사 개인의 고민으로 남게 되는 걸까?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학교 담장 밖의 손길들은 우리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교육청은 이 장면에서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된 이 질문들은 개인적 성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학교를 하나의 조직으로, 교육을 하나의 공공 시스템으로 바라볼수록 질문은 더 커졌다. 아이 한 명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제도와 사업은 늘어나는데, 왜 현장의 교사들은 점점 더 외로워지는 걸까? 이 질문은 결국 나를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처음부터 정책의 언어로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현장에서 반복해서 마주한 장면들의 누적에 가까웠다. 교실 한쪽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건실을 찾던 아이, 쉬는 시간마다 혼자 운동장을 서성이던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밤늦게까지 고민하던 교사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바로 그 장면들에서 출발한 현장의 이야기다.
나는 교직 생활 내내 수없이 많은 ‘위기 학생’을 보아 왔다. 문제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 학습을 포기한 아이, 늘 지각하거나 결석이 잦은 아이. 그리고 그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비슷한 표정의 교사들이 있었다. 책임감과 죄책감 사이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내가 더 잘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던 교사들이다. 그 말속에는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동시에,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대한 체념이 섞여 있었다. 특히 담임교사의 외로움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아이의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은 언제나 담임교사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에서 담임교사는 혼자가 된다. 이 일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혹시 일이 커져 책임이 돌아오지는 않을지 수없이 고민한다. 그러다 결국 스스로를 멈추게 된다.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선택은 개인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지만, 그 순간 아이는 보호의 사각지대로 밀려난다. 나는 그 장면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관리자의 자리에서 바라본 학교도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교장은 늘 두 가지 책임 사이에 서 있다.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학교 공동체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책임이다. 교감과 부장, 교육청 담당자 역시 마찬가지다. 규정과 절차, 안전과 권리, 보호와 책임 사이에서 늘 균형을 요구받는다. 이 균형은 문서 위에서는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늘 흔들리며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를 요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사건이 일어났다. 한 아이가 교장인 나를 때린 사건이었다. 그것도 여러 사람의 시선이 있는 자리에서였다. 그 순간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육체적인 아픔보다 먼저 밀려온 것은 당혹감과 혼란이었다. 교장으로서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느낌, 학교가 더 이상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불안, 그리고 이 아이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날 이후 교무실에는 한동안 묘한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말, 더 이상 교실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 다른 아이들과 교사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동시에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그 아이도 이미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는 말,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 모든 말을 들으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회의실에 모였다. 담임교사, 상담교사, 부장교사들, 관리자들이 한자리에 앉았다. 그날 회의는 평소와 달랐다. 해결책을 빠르게 결정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각자의 한계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담임교사는 지친 얼굴로 말했다.
“이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혼자서는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그 말에는 변명도, 회피도 없었다. 오랫동안 묵묵히 버텨 온 한 사람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상담교사는 아이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했다. 아이의 분노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 그 분노가 어떤 경험과 관계 속에서 누적됐는지에 대해 그동안 이루어졌던 상담 결과에 기반하여 차분히 이야기했다. 생활부에서는 학교 질서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교육청에 보고하게 된다면 그 이후에 뒤따를 절차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도 함께 언급되었다. 회의에 모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그날 회의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누구도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모두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었다. 이 아이의 문제를 누구의 책임으로 둘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곧 다른 질문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가 여기까지 오기 전, 우리는 무엇을 함께하지 못했는가?
나는 그날 처음으로 분명히 깨달았다. 학교가 아이 앞에서 무력해지는 순간은, 모두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가 아니라 책임을 혼자 떠안기 시작할 때라는 것을. 교사 한 사람에게, 특정 부서에게, 혹은 아이 자신에게 이 문제를 맡기는 순간 학교는 이미 한발 물러서고 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 결과를 먼저 말해 버리면, 이 책은 한 아이의 성공담이나 실패담으로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사건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 학교에 방향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아이 개인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이었고, 해답은 더 많은 희생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방식에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었다. 문제가 터진 뒤에 대응하는 학교가 아니라, 작은 신호가 나타날 때 이미 함께 움직이는 학교. 교장이 지시하는 학교가 아니라, 고민을 함께 나누는 학교. 교사가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착한 마음의 산물이 아니다. 더 이상 같은 좌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향이다. 아이의 삶은 복합적인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단순한 방식으로 다루어 왔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이미 학교 안에 존재하던 관심과 역할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새로운 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책임을 다시 모으는 일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교육청과 관리자의 역할을 다시 묻게 된다. 이 제도는 개별 학교의 선의나 역량에만 기대어서는 작동할 수 없다. 학교가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구조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절차는 간소해야 하고, 책임은 분산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현장이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분명히 감지해야 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학교에 일을 더 얹는 정책이 아니라, 학교가 이미 떠안고 있던 부담을 구조적으로 나누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쓰였다. 교사를 설득하기 위한 책도 아니고, 교육청을 비판하기 위한 책도 아니다. 다만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혼자서만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착한 사람이 되어 희생해야 한다는 개인의 책임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함께 모여 작은 변화를 모색하자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알려 주고 싶었다.
이 책의 제목에 ‘행복한 학교’라는 말을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의 행복, 교사의 행복, 그리고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관리자와 교육청의 행복은 분리될 수 없다. 어느 하나의 희생 위에 세워진 학교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이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 학교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일은 특정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자 공동의 책임이구나!’라고 말이다.
고민을 안고 교문을 들어서는 수많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아이 앞에서 늘 고민하는 교사와 관리자들에게,
학교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아침마다 교문 맞이를 하기 위해 교문 앞에 서 있으면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재잘거리며 매일이 행복할 것 같은 아이들은 비슷한 시간, 같은 교문으로 등교하지만, 아이들이 안고 들어오는 하루의 무게는 결코 같지 않다. 어떤 아이는 또렷한 눈으로 인사를 건네고, 어떤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지나간다. 어떤 아이는 교문을 넘기 전 이미 한숨을 내쉰다. 그 짧은 순간에 아이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늘 그 이야기를 충분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해 왔다.
나는 참으로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왔다.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관리자로 학교를 운영했으며, 교육의 이름으로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속에 반복해서 떠오른 질문은 늘 비슷했다. 왜 이 아이는 이렇게 힘들어할까? 그런데 왜 결국 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문제는 담임교사 개인의 고민으로 남게 되는 걸까?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학교 담장 밖의 손길들은 우리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교육청은 이 장면에서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된 이 질문들은 개인적 성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학교를 하나의 조직으로, 교육을 하나의 공공 시스템으로 바라볼수록 질문은 더 커졌다. 아이 한 명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제도와 사업은 늘어나는데, 왜 현장의 교사들은 점점 더 외로워지는 걸까? 이 질문은 결국 나를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처음부터 정책의 언어로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현장에서 반복해서 마주한 장면들의 누적에 가까웠다. 교실 한쪽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건실을 찾던 아이, 쉬는 시간마다 혼자 운동장을 서성이던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밤늦게까지 고민하던 교사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바로 그 장면들에서 출발한 현장의 이야기다.
나는 교직 생활 내내 수없이 많은 ‘위기 학생’을 보아 왔다. 문제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 학습을 포기한 아이, 늘 지각하거나 결석이 잦은 아이. 그리고 그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비슷한 표정의 교사들이 있었다. 책임감과 죄책감 사이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내가 더 잘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던 교사들이다. 그 말속에는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동시에,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대한 체념이 섞여 있었다. 특히 담임교사의 외로움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아이의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은 언제나 담임교사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에서 담임교사는 혼자가 된다. 이 일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혹시 일이 커져 책임이 돌아오지는 않을지 수없이 고민한다. 그러다 결국 스스로를 멈추게 된다.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선택은 개인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지만, 그 순간 아이는 보호의 사각지대로 밀려난다. 나는 그 장면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관리자의 자리에서 바라본 학교도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교장은 늘 두 가지 책임 사이에 서 있다.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학교 공동체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책임이다. 교감과 부장, 교육청 담당자 역시 마찬가지다. 규정과 절차, 안전과 권리, 보호와 책임 사이에서 늘 균형을 요구받는다. 이 균형은 문서 위에서는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늘 흔들리며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를 요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사건이 일어났다. 한 아이가 교장인 나를 때린 사건이었다. 그것도 여러 사람의 시선이 있는 자리에서였다. 그 순간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육체적인 아픔보다 먼저 밀려온 것은 당혹감과 혼란이었다. 교장으로서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느낌, 학교가 더 이상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불안, 그리고 이 아이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날 이후 교무실에는 한동안 묘한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말, 더 이상 교실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 다른 아이들과 교사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동시에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그 아이도 이미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는 말,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 모든 말을 들으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회의실에 모였다. 담임교사, 상담교사, 부장교사들, 관리자들이 한자리에 앉았다. 그날 회의는 평소와 달랐다. 해결책을 빠르게 결정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각자의 한계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담임교사는 지친 얼굴로 말했다.
“이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혼자서는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그 말에는 변명도, 회피도 없었다. 오랫동안 묵묵히 버텨 온 한 사람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상담교사는 아이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했다. 아이의 분노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 그 분노가 어떤 경험과 관계 속에서 누적됐는지에 대해 그동안 이루어졌던 상담 결과에 기반하여 차분히 이야기했다. 생활부에서는 학교 질서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교육청에 보고하게 된다면 그 이후에 뒤따를 절차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도 함께 언급되었다. 회의에 모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그날 회의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누구도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모두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었다. 이 아이의 문제를 누구의 책임으로 둘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곧 다른 질문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가 여기까지 오기 전, 우리는 무엇을 함께하지 못했는가?
나는 그날 처음으로 분명히 깨달았다. 학교가 아이 앞에서 무력해지는 순간은, 모두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가 아니라 책임을 혼자 떠안기 시작할 때라는 것을. 교사 한 사람에게, 특정 부서에게, 혹은 아이 자신에게 이 문제를 맡기는 순간 학교는 이미 한발 물러서고 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 결과를 먼저 말해 버리면, 이 책은 한 아이의 성공담이나 실패담으로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사건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 학교에 방향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아이 개인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이었고, 해답은 더 많은 희생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방식에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었다. 문제가 터진 뒤에 대응하는 학교가 아니라, 작은 신호가 나타날 때 이미 함께 움직이는 학교. 교장이 지시하는 학교가 아니라, 고민을 함께 나누는 학교. 교사가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착한 마음의 산물이 아니다. 더 이상 같은 좌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향이다. 아이의 삶은 복합적인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단순한 방식으로 다루어 왔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이미 학교 안에 존재하던 관심과 역할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새로운 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책임을 다시 모으는 일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교육청과 관리자의 역할을 다시 묻게 된다. 이 제도는 개별 학교의 선의나 역량에만 기대어서는 작동할 수 없다. 학교가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구조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절차는 간소해야 하고, 책임은 분산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현장이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분명히 감지해야 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학교에 일을 더 얹는 정책이 아니라, 학교가 이미 떠안고 있던 부담을 구조적으로 나누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쓰였다. 교사를 설득하기 위한 책도 아니고, 교육청을 비판하기 위한 책도 아니다. 다만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혼자서만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착한 사람이 되어 희생해야 한다는 개인의 책임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함께 모여 작은 변화를 모색하자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알려 주고 싶었다.
이 책의 제목에 ‘행복한 학교’라는 말을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의 행복, 교사의 행복, 그리고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관리자와 교육청의 행복은 분리될 수 없다. 어느 하나의 희생 위에 세워진 학교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이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 학교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일은 특정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자 공동의 책임이구나!’라고 말이다.
고민을 안고 교문을 들어서는 수많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아이 앞에서 늘 고민하는 교사와 관리자들에게,
학교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목차
프롤로그 -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1
CHAPTER 01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등장
1 학교, 근원에 대한 물음 -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11
2 학생 지원의 시대적 변화 20
CHAPTER 02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이해
1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지원 패러다임의 등장 29
2 해외에서는 어떻게 학생을 지원하고 있는가? 43
3 학생맞춤통합지원이란? 52
4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지원 영역 59
5 법령과 제도를 통한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체계 구축 93
6 학생맞춤통합지원과 정보 연계 130
CHAPTER 03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실제
1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운영단계 139
2 통합지원팀의 조직 원리 - 함께 움직이는 학교의 심장 155
3 지역사회 연계와 유관기관 협력 - 학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키우는 아이들 163
4 교육청의 역할 - 학교와 함께 학생의 삶을 잇다 170
5 학생 성장 지원 사례 - 통합지원의 현장에서 피어난 변화의 기록 177
CHAPTER 04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변화
1 학생, 학교에게 바란다 193
2 교사, 학교에게 바란다 200
3 사회, 학교에게 바란다 207
에필로그 - 학교, 다시 사람을 중심에 두다 215
참고문헌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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