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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학습동화
· ISBN : 9791173324840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6-02-10
책 소개
목차
개정판을 내면서_언제든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로 들어오세요
작가의 말_공자 아저씨와 만날 준비, 다 됐나요?
빵집 아저씨와의 만남 _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공부가 즐겁다고?_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형과 싸운 날 _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
넌 이제 내 친구도 아니야 _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일요일의 등산 _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
처음 끓인 죽 _ 효란 부모님에 대한 공경심을 갖는 것
여자 친구가 생기다 _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마라
동양철학의 큰 스승, 공자는 누구일까?
독후활동지
책속에서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가 났다.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였다. 냄새를 맡자마자 조용하던 환희의 뱃속이 요동을 쳤다.
꼬르륵, 꼬르륵.
환희는 자기도 모르게 냄새를 따라갔다.
‘공자네 빵가게’
삼거리 모퉁이에 새로 생긴 빵집이었다. 환희는 간판을 보자마자 피식 웃었다. 베이커리, 크라상 같은 멋진 이름을 두고 하필이면 ‘빵가게’라니.
그런데 ‘공자네 빵가게’는 조금 이상했다. 이름만 빵가게지 가게 안 진열장에는 빵이 몇 개 없었다. 빵가게라면 온갖 먹음직스러운 빵과 케이크가 잔뜩 진열돼 있어야 할 텐데, 공자네 빵가게는 이상하게 썰렁했다. 가게 안에는 작은 탁자 두 개와 의자가 놓여 있을 뿐, 나머지는 다 빵을 만드는 주방이었다. 가게 유리문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루에 딱 일곱 개만 주문을 받습니다. 빵 장인이 만든
최고의 빵을 맛보고 싶으신 분은 지금 바로 주문하세요.
-공자네 빵가게
환희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처음에는 별로 맛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씹을수록 음, 그러니까 고소한 맛이 났어요. 다 먹고 난 다음에는 숲속에 온 것처럼 상쾌한 느낌이었어요. 이런 맛은 처음이에요. 이게 무슨 빵이에요?”
“하하하, 그래? 그게 바로 내가 노린 건데. 그럼 성공이구나. 빵 이름은 ‘밀밭의 바람’이란다.”
아저씨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정말로 밀밭의 바람처럼 상쾌하게 들렸다.
“난 하루에 빵을 딱 일곱 개만 만든단다. 하나 만드는 데 두 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더 많이 만들 수가 없어. 그런데 솔직히 망치는 게 더 많아. 그걸 다 버릴 수도 없고 처치 곤란이지. 어떠니? 내일부터 여기 오면 내가 망친 빵을 줄 수도 있는데, 올래?”
아저씨의 말에 환희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너만 좋다면 매일 와서 망친 빵을 먹어도 돼. 단, 그때마다 맛이 어떤지는 꼭 얘기해 줘야 한다. 어때?”
아저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환희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맛있는 빵을 매일 먹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나는 이 동네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단다. 와서 내 말동무까지 해 주면 더 좋고.”
“좋아요, 내일부터 올게요.”
환희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했다. 아저씨가 밀가루 묻은 손을 내밀었다.
“반갑다, 내 이름은 ‘구’ 야.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고 했는데 이렇게 금방 친구가 생기다니 나도 그동안 덕을 조금은 쌓은 모양이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우리 동네에서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한 사람은 없었어. 그건 사실이란다. 열다섯 살 때 공부에 뜻을 둔 이후로 난 계속 공부만 했어.”
환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저씨는 왜 그렇게 공부가 좋았어요? 나는 공부가 지긋지긋하게 싫은데.”
“그건 배우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얻는 게 목표였다면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지 못했을 거야. 나는 그냥 공부 그 자체가 좋았어. 하나하나 내 머릿속에 지식이 쌓여가고, 아는 게 늘어가는 게 기쁘고 즐거웠단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도 아니라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을까? 머릿속에 지식이 쌓이고 아는 게 늘어가는 게 그렇게 기쁜 일인가?’
환희는 아저씨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른들은 누구나 욕심이 많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려고 하고, 돈도 많이 벌려고 한다. 만약 자식이 ‘빵 만드는 사람’ 이 되고 싶다고 하면 부모님들은 크게 화를 낸다. 부모님들은 자식이 좀 더 멋진 직업, 좀 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아저씨가 또 환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말했다.
“옛날 학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했단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배우지. 진정한 학문이란 말이다,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혹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란다.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