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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3479991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5-10-01
책 소개
목차
앞 이야기
1. 절호의 기회
2. 루베르 의상실
3.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4. 우정의 증표
5. 멀어지는 우정
6. 바지에 핀 꽃
7. 낯선 목소리
8. 마주한 진실
9. 사라진 카드
10.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11. 고래처럼
뒷이야기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래은이는 단짝 친구가 없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세 달이나 지났지만, 화면 속 물고기들과는 다르게 어느 무리에도 들지 못했다. 3학년 때까진 아무렇지 않았다. 자석처럼 붙어 다니는 여자아이들을 보고 오히려 한심하다고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4학년이 되고부터 점점 생각이 달라졌다. 교실에서 둘 또는 서너 명씩 무리 지은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태평양을 홀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처럼 불안했다.
“잘못 오긴. 제대로 온 거 맞아. 여긴 루베르 의상실이고 내가 루베르지. 넌, 내 소중한 손님이고.”
루베르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내 작품들 어때? 하나같이 마음에 쏙 들지? 넌, 그중에서도 특히 이 멜빵 반바지가 제일 마음에 드는 모양이고. 인기 많은 상품이야. 요새 애들은 돈을 너무 밝힌다니까.”
여자아이는 자신은 요즘 아이가 아니라는 듯 말했다. 래은이는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바지는 습한 걸 무지 싫어해. 해 떴을 때 네 시간. 딱 네 시간만 입어 주면 바지가 순순히 돈을 줄 거야. 그리고 그 상처는 손님 하기 나름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아물 수도, 평생 흉터로 남을 수도 있지. 어떤 상처가 안 그러겠니. 근데 아물어 버리기엔 아까운 상처야. 상처가 너어어무 예뻐. 마치…… 베이지색 니트에 사선으로 넣은 스크래치 무늬 같달까?”
루베르는 영감이 떠오른 듯 눈을 깜빡이더니 서둘러 스케치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