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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75490727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6-09-28
책 소개
목차
발문_ 땅의 기억, 경계를 넘는 목소리
제1부 봉인된 상처
오키나와 할머니
이 섬의 도마뱀은 울지 않는다
소철꽃
과실파리
제2부 씻김의 의식
쓰토무의 노랫소리
K섬의 비가(悲歌)
바다에 고양이를 던져 본 적 있나요?
제3부 되찾은 숨
미네소타에서 온 편지
철조망 난민
코츠월드 숲에서
오키나와 유(幽)레일 이야기
해제_ 진혼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회복의 숨결
저자소개
책속에서
쓰루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과 좀처럼 섞이지 못했다. 마을 행사에 가끔 얼굴을 비추긴 했으나 떠들썩한 잔칫자리에 나타나는 법은 결코 없었다. 이 원칙만큼은 철저했다. 고운 옷을 차려입은 모습 또한 누구도 본 적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그저 다가가기 힘든 괴팍한 노인쯤으로 여겼다. 그러다 이따금 무언가에 홀린 듯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집을 뛰쳐나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닐 때면, 정적을 깨는 할머니의 비명만이 마을 곳곳에 울려 퍼졌다. “도망쳐라! 버려라!” - 오키나와 할머니 중에서
“우리 손주는 열 살이야.” 몇몇이 입을 모아 말했다. ‘열 살…….’ 쓰토무가 죽은 나이였다. 내가 그 숫자를 유독 의식한 탓일까. 다른 테이블 여기저기서도 마치 암호처럼 “열 살, 열 살” 거리는 소리가 웅웅대며 들려왔다. 내 머릿속에서는 죽은 쓰토무와 동기들의 열 살배기 손주가 기이하게 하나로 겹쳐졌다. 영원히 늙지 않는 쓰토무의 앳되고 아름다운 얼굴이 선연히 떠올랐다. 그러자 문득 내 눈앞에 앉아 떠들고 있는 동기들의 벗겨진 머리와 자글자글하게 주름진 얼굴이 섬뜩할 정도로 낯설고 기괴하게 느껴졌다. - 쓰토무의 노랫소리 중에서
“당신 말이야, 진실을 마주할 각오는 되어 있겠지?” “……저는 항상 진실의 편에 섭니다.” 겨우 입을 뗀 미스 톰슨이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며 대답했다. 할머니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당신 뒤에는 말이야…… 수많은 고양이 영혼이 붙어 있어. 열 마리나 스무 마리가 아니야. 백 마리도 넘어.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는 것이…… 황록색 눈을 한 흰 고양이로구나.” “황록색 눈…… 흰 고양이요?” 미스 톰슨은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이 고양이의 눈 색깔까지는 말한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할머니는 감은 눈 너머로 무언가를 응시하듯 말을 이었다. - 바다에 고양이를 던져 본 적 있나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