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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75774582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6-09-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정산의 날
처리의 의미
거짓이 진실을 게워낼 때
시체는 문을 열지 않는다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
넘어본 적 없는 문턱
미학적 미학의 미학적 의미
붉은 동그라미
공건혁과 김영미
처음으로 돌아가는 밤
산 위의 두 새
거짓의 끝에서
완벽한 청소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칫하면 지금까지의 청소가 한순간에 무의미해질 수 있었다. 그 섬뜩한 가정이 뒷덜미를 훑는 순간, 오로지 바닥에 남은 흔적을 지워내는 데만 붙들려 있던 시선이 서서히 다른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뻣뻣하게 굳은 목 근육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돌아갔다. 이윽고 청소를 시작한 이후 의식적으로 외면해 온 방의 한구석, 바로 그 마지막 지점에서 그녀의 시선이 멎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싸늘하게 죽어 있는 자신의 딸을 어떻게 청소하느냐였다.
계약서에 명시된 채영숙과 단혜원의 관계는 모녀였다. 의료기기 회사의 이사인 하진휘와 결혼하기 위해 단혜원에게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배경이 필요했다. 졸업장이나 유학 증명서 따위야 위조 서류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살아 숨쉬는 가족만큼은 종이 위에서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의 온기까지 위조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어느 날 밤, 병실에 누워 있는 남편 앞에서 채영숙은 믿지도 않는 신을 향해 그동안 쌓인 모든 증오를 토해낸 적이 있었다. 당신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다고. 차라리 그냥 죽어 버리라고 악을 썼다.
바로 그때였다. 미동도 없던 노승기의 눈가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것이 단순한 생리 현상인지, 아니면 정말 아내의 말을 알아듣고 흘린 눈물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물기 어린 흔적 앞에서 채영숙은 남편을 포기할 수 없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