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그 아이

단톡방 인어 공주 7
수영장 그 아이 33
위대한 먹태 쿠랄라 65
이어폰 한 짝 91
102호 초록 의자 109
작가의 말 125

학교에서 돌아온 유빈이는 현관에 멈춘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았다. ‘사각형’ 단톡방에 올라온 톡을 읽고 또 읽었다.
다미 ㅇㄷㅇ ㅁㅎ?
다미 ㅇ ㅇㄱ ㅇㅇㄹ
혜주 ㅋㅋㅋㅋ ㅈㄴㅊㅈㅁ ㄷㅁㅇ
다미 ㅈㄴㅇㄴ
초성만 올라온 톡을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얘들, 지금 나 빼고 초성 게임 중인 건가?’
유빈이는 슬그머니 화가 났다. 다미와 혜주가 다른 톡방 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비밀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어제는 윤지나가 제멋대로 단톡방에서 나가 버리더니 오늘은 비밀방을 만들어?’
온라인 대화방이었지만 실제로 ‘와지직’ 벽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유빈이는 톡방에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올렸다.
-<단톡방 인어 공주> 중에서

아이들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물속을 들여다보는 애도 있었다. 그때 수업이 끝났다는 호루라기 소리가 수영장 안에 울려 퍼졌다.
“제일 꼴찌로 나오는 사람, 물귀신이 잡아간대요!”
준영이가 벼르고 있었다는 듯 소리쳤다. 아이들이 “으악!”, “꺄아!” 장난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풀장 가장자리로 헤엄치는 아이들 주변에 하얀 물보라가 요란하게 일었다. 꽁지 빠지게 탈의실로 달아나는 아이들을 보며 준영이가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나는 몰래 잠수를 해서 준영이 뒤를 따라갔다. 준영이가 풀장 사다리를 잡고 올라서는 순간 한쪽 발목을 획 잡았다.
“물귀신이다아아!”
“아악! 악악!”
!
-<수영장 그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