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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 ISBN : 9791186009918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16-12-14
책 소개
목차
11 여행의 시작 (프롤로그)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 《J. S.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4 당신이 마음을 바꿀 무언가를 보여드릴게요 (런던)
메리 홉킨 〈런던 거리〉
20 지금 여기를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지 않도록 (암스테르담)
카를로스 클라이버&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제5번 & 제7번》
26 자유에의 소망을 담아내는 사람의 숨결 (마추픽추)
빅토르 하라 《자유의 노래》
34 시테 섬 호텔에서 만난 폴롱의 그림 (파리)
이브 뒤떼이 〈폴롱의 그림처럼〉
42 만일 그 답이 존재한다면 (갈리시아)
우히아 《나는 하늘에서 살고 있어요》
49 우리는 추하지만 우리에겐 음악이 있어요 (뉴욕)
레너드 코헨 〈첼시 호텔 두 번째 버전〉
56 무반주 합창으로 한을 노래하는 사람들 (코르시카)
아 필레타 《영원으로》
63 천 년의 역사를 노래로 새기네 (바르셀로나)
파코 이바녜스 〈젊음은 신성한 보석〉
71 다가올 과거, 그리운 미래 (까미노 1)
얀 가바렉&힐리어드 앙상블 《오피치움》
80 당신이 나를 잊으면 나도 당신을 잊을 테요 (로스앤젤레스)
세사리아 에보라 〈향수〉
87 사막에 피는 꽃처럼 그곳에는 한없는 기다림이 (모하비 사막, 라스베이거스)
톰 웨이츠 〈기다려요〉
94 모든 것이 변해도 변치 않는 당신 (아르헨티나)
메르세데스 소사 《삶에 감사합니다》
103 그곳도 안녕하신가요 (홋카이도)
레메디오스 「러브레터」 O.S.T.
110 그들의 청춘은 여정의 세월 속에 (까미노 2)
프랑수아즈 아르디 〈내 청춘이 떠나가네〉
117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까미노 3)
엘튼 존 〈당신의 노래〉
124 길 위의 로맨스 (까미노 4)
셀린 디옹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했다면〉
132 음악 마니아 세계의 갈라파고스 (도쿄)
킹 크림슨 《크림슨 왕의 궁전에서》
138 파란색 정열을 보듬고 사는 사람들 (그리스)
이레네 파파스&반젤리스 《오래된 서정시》
144 아, 어머니! 이 소리를 듣지 마세요 (메세타)
레본 미나시안&아르망 아마르 《머나먼 타국의 노래들》
150 음악이 모이는 도시 (칸)
아르망 아마르 「하늘에서 본 지구」 O.S.T.
156 끊임없이 방랑하는 예술가들 (에센)
발데마르 바스토스 《검은 빛》
163 야외 공원에서 펼쳐지는 세계 음악의 향연 (싱가포르)
쉴라 찬드라 《달 노래: 리얼 월드 걸작선》
170 아름다운 음악은 바다 너머 어디에든 있다 (멜버른)
르네상스 《바다의 집시》
175 내가 머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강원도)
김민기 〈봉우리〉
182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어지러운 세상의 끝에서 (피니스테레)
카를로스 누녜스 《바다의 영화》
188 검푸른 바다 위에 비가 내리면 (묵시아)
핑크 플로이드 《당신이 여기 있었더라면》
195 발걸음을 멈추면 늘푸른나무가 (에필로그)
양희은, 이병우 〈나무와 아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빅토르 하라의 노래를 들어보지도 못한 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호기심과 기대감은 날로 커졌으나 그의 목소리와 음악, 주워들은 가사 내용은 머릿속에서 거의 흐릿해졌을 무렵이었다. 어느 날 얼굴을 좀 익힌 레코드 가게 주인이 내가 측은해 보였던지 가게 구석 깊숙한 곳에서 음반 한 장을 꺼내와 들려주었다. 빅토르 하라였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빅토르 하라와의 첫 만남은 당황스러웠다.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폐부를 찌르는 감동적인 목소리여서가 아니었다. 블라디미르 비소츠키Vladimir Vysotsky 같은 걸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상상했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게다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 같지도 않고, 멜로디가 아주 예쁘다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 다시 구석진 자리에 꽂히는 빅토르 하라의 낡은 음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았다. 마추픽추 앞에서 빅토르 하라가 기타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의 음반, 저건 반드시 구하고 말리라.
첼시 호텔에서는 모든 방마다 문밖으로 다양한 음악들이 새어 나올 것만 같다. 이 방에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가 기타 연습을 하고 있을지, 저 방에서 짐 모리슨Jim Morrison의 목소리가 들릴지, 822호에서 마돈나Madonna가 노래 연습을 하고 있을지 아니면 글을 쓰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확실한 건, 수십 년 전 같은 날에 411호에는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이 묵었고, 424호에는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이 묵었다는 사실이다. 코헨은 훗날 〈첼시 호텔 두 번째 버전Chelsea Hotel #2〉이라는 노래를 만들어서 그날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들을 남겼다. 나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뉴욕을 생각하고 코헨을 생각한다. 그리고 첼시 호텔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