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91186634387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5-10-15
책 소개
목차
27p 화평의 재물
52p 다도 삼략茶道三略
77p 오해의 바다
106p 첫사랑
130p 마음에 내린 서리
147p 정략政略
172p 거센 파도의 성
207p 조화造花의 인생
230p 저항
248p 중병重病
278p 여자 칸파쿠關白
303p 허허실실虛虛實實
329p 부록
책속에서
히데요시는 결코 측실에 빠져서 거취를 그르치는 일은 없었지만, 그 대신 극단적일 정도로 여자의 신분을 중하게 여겼다. 자신의 출신이 미천했기 때문에, 그래서 명문의 여자를 좋아한다……고, 세간에서는 쑥덕거리고 있었지만 네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당시의 무장 누구나가 그러하듯이, 히데요시는 측녀를 안방의 장식물로 여기고 있다. 장식물이라 하면, 그것은 젊고 아름답고, 게다가 이름난 사람이 만든, 출처가 분명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챠챠히메는 일어나 곧 막냇동생 타츠히메의 방으로 갔다. 정원에는 가득 서리가 내리고, 해는 이미 높이 떠올라 있었다. ‘대관절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싸늘한 복도를 미끄러지듯 걸어가 미닫이 밖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더니 안에서 두 사람의 명랑한 말소리가 새나왔다. 챠챠히메는 왠지 동생을 부를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풍기는 친근감이 뜻밖이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며 화를 돋우기도 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타츠히메의 성격으로 미루어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 무섭게 노려보며 집요하게 대립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왔는데 완전히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다. 순간 챠챠히메가 밤새 생각했던 히데요시에 대한 보복도 허사가 되고, 도리어 큰 걱정거리가 싹틀 것만 같아 견딜 수 없었다. 챠챠히메도 역시 두 사람에게 거짓 화목을 권하여 잘난 체하는 히데요시를 깜짝 놀라게 만들 생각으로 찾아왔는데……. 요즘에 이르러 챠챠히메에게는 모든 일이 다 자기 마음대로 된다고 자부하는 히데요시의 그 오만한 얼굴처럼 비위에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히데요시 개인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생각하는 일이 하나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운한 자매가 히데요시의 행운에 대해 터뜨리는 분노이고 반항이었는지도 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