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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64488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9-07-1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울음소리
사랑니
은행나무집 딸
8호실
부부
친구의 아들
마장역에 가면 우나가 있다
바람의 아가
비가 온다
해설
평범한 사람들, 평범한 이야기의 온기 _ 김성달
저자소개
책속에서
안에서 울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 소리. 듣는 이의 가슴을 치는 그 소리. 듣는 이의 가슴을 치는 그 울음은 분명 귀에 익은 그녀의 울음소리이다. 저토록 서러운 저 울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의 마음 깊이 남아 두고두고 고마운 생각이 들게 했던 저 울음소리는 저 여인이 살아가는 방법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음소리를 듣는 지금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아픔 같고 슬픔도 같은 것이 고인다. 거짓 울음은 남의 마음을 울릴 수가 없다. 그토록 기구한 삶을 살았다면 그렇다면, 그녀의 애절한 울음은 죽은 자에 대한 애도가 아니라 자신의 일생에 대한 애도가 아닐까. 멍하니 울음소리를 들으며 서있던 그는 슬그머니 돌아선다. (「울음소리」 중에서)
치대를 다니는 놈은 첫사랑을 사랑니라고 부르는 건가. 결국 나는 성현진을 택해야 하나. 준호의 휴대폰이 울었다. 준호가 누구랑 통화하더니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준호는 은혜를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는 자랑한다.
“우리 사귄 지 오늘 백 일째 되거든… 축하해주라.”
나는 멀거니 나의 사랑니를 바라보았다.(「사랑니」 중에서)
편지를 도로 들고 오면서 슬그머니 호기심이 머리를 드는데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큰 나무 뒤에 숨어서 편지를 뜯어보았다. 아, 그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던지. 그런데 내용은 별게 아니었다. 그저 간단하게 오늘 뭐 하느냐고 씌어있었고 예쁜 단풍잎과 은행잎이 몇 장 팔랑대며 떨어졌다. 기가 막혀서. 열 살밖에 안 된 나이에 간지럽도록 은밀한 사랑의 고백을 기대했던 나는 그만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이따위 시시한 심부름을 이젠 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그다음부터 나는 언니가 창문을 똑똑 두드리면 엄마가 계신 안방으로 도망쳐 라디오를 크게 틀거나 못 들은 척했다.(「은행나무집 딸」 중에서)